1929년생 이생진 시인

“90이 되니 인생 풀코스를 뛴 기분이다. 시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기쁘다.”

구순(九旬)의 ‘섬 시인’ 이생진 시인이 시집 ‘무연고’와 특별 서문집 ‘시와 살다’, 산문집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를 작가정신을 통해 펴냈다. ‘무연고’는 이 시인의 38번째 시집이고, ‘시와 살다’는 구순의 시인이 그동안 써온 시집과 시화집, 산문집 등의 서문을 모은 것이다.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는 1997년 출간했던 것을 새로 엮었다.

1929년생인 이 시인은 어느덧 90세를 맞이했다. 1955년 첫 시집 ‘산토끼’를 쓰고, 1969년 ‘제단’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지금까지 시집 38편, 시선집 3편, 시화집 4편, 산문집 2편 등을 펴냈다. 1978년 펴낸 ‘그리운 바다 성산포’는 “바다와 섬과 사랑을 노래한 국내 시의 백미”로 꼽힌다. “풀코스를 뛴” 작가답게 시집에는 인생의 완숙기에 오른 시인의 통찰적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매우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지만 시 한 편 한 편의 무게가 남다르다. 그러나 결코 우울하거나 건조하지 않다. 위트 있고 생동감 넘친다.

이 시인은 우리나라 3000여 개의 섬 가운데 1000여 곳을 다녀왔을 정도로 평생을 바다와 섬과 함께했다. 서문을 추린 ‘시와 살다’는 이 시인의 그런 행적을 보여주는 자서전 같은 작품이다. 그는 서문을 종합하는 머리말에서 “모두 48권을 펴낸 셈인데, 그 책들의 머리말과 후기를 모아 놓고 보니 내 행적이 한눈에 들어와 감회가 새롭다”면서 “시와 살았다는 면목이 서기도 하고…”라고 적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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