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기업 사상최대 규모
이커머스 업황 개선 여부 주목


아시아 최고의 투자 큰손으로 꼽히는 손정의(61·사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쿠팡에 국내 온라인 기업 사상 최대인 20억 달러(약 2조2500억 원) 추가 투자를 결정하면서 손 회장의 깜짝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손 회장의 통 큰 투자가 만성 적자, 과열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산업 업황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15년 6월 소프트뱅크 그룹의 10억 달러 투자 뒤 이뤄진 추가 투자다. 해당 투자금은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외신 등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이번 투자를 진행하면서 쿠팡의 가치를 90억 달러 규모로 산정했다. 지난 2015년 투자 당시에는 50억 달러로 평가한 바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세계 5위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손꼽히기도 하지만, 주요 업체들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대기업들이 온라인 사업을 잇달아 강화하고 나서면서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때문에 당초 소프트뱅크가 쿠팡의 기업 가치를 30%가량 낮춰 추가 투자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손 회장이 예상과 다른 승부수를 던지는 방식은 글로벌 시장에서 소프트뱅크의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IT 산업 선점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출자를 중심으로 100조 원 규모로 2016년 조성됐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무려 130% 신장한 2조4260억 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손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인공지능(AI) 분야에 주력하며 2020년까지 100개의 IT 스타트업을 인수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쿠팡 투자도 한국 온라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지난 5일 손 회장은 2분기 결산설명회에서 쿠팡에 대해 “한국의 아마존에 해당하는 회사”라며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투자 의지를 피력했다. 쿠팡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플랫폼 분야 신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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