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호텔서 함께 기자회견
“1억 달러 규모 펀드 만들어
中지도부 조직적 범죄 조사”


2014년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해온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51) 정취안홀딩스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였던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손잡고 중국 지도부와 관련된 암살 등 조직적 범죄를 조사하겠다고 밝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궈원구이는 당장 지난 7월 프랑스 출장 중 실족사한 왕젠(王健) 하이난항공그룹(HNA) 회장 사건을 조사했고, 의심스러운 정황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21일 AFP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궈원구이는 20일 뉴욕의 한 호텔에서 배넌의 주선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당국이 대규모로 국민을 죽이고 감금하고 고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설립한 1억 달러(약 1100억 원) 규모 펀드를 통해 중국 당국과 관련된 ‘가짜 자살’과 암살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배넌이 이 펀드의 회장을 맡아 운영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궈원구이는 “왕 회장 실족사 사건에 대해 프랑스에 조사단을 6차례 보내 현장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을 발견했으며, 이는 왕 회장 수행원들의 행동과 관련된다”고 폭로했다. 왕 회장은 프로방스 보니우에서 사진을 찍다 15m 아래로 추락사한 것으로 프랑스 경찰이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추락 이후 왕 회장의 수행원들이 그의 얼굴에 침을 놨으며 다른 의학적 지원을 거절했다고 궈원구이는 주장했다. 배넌은 “왕 회장 추락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 사건에 비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궈원구이는 “왕 회장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 살해된 것”이라고 말했다. HNA의 급속한 해외 성장과 실소유주를 둘러싼 의심에 중국 첩보 당국과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관련돼 있으며, 이를 알고 있는 왕 회장이 제거됐다는 것이다. 한편 뇌물·사기 등 혐의로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받고 있는 궈원구이에 대해 최근 홍콩법원은 중국 내 11억 달러(1조2500억 원) 자산에 동결 조치를 내렸다고 SCMP가 보도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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