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람 고려大 교수 보고서

“강력한 학벌주의 등 영향에
불안감 해소수단으로 선택”


한국사회의 강력한 학벌주의, 고부담인 대입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으로 중·고교생의 학업 성취도와 가구소득이 높고 형제자매 수는 적을수록 사교육 참여시간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사교육 참여의 계층 간 격차가 두드러지고 성적경쟁을 위한 ‘강화적’ 전략으로 사교육을 이용하는 행태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사교육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16조8000억 원을 넘어섰다.

전하람 고려대 사회통합교육연구소 연구교수는 22일 이런 내용의 ‘중고등학생의 학업성취가 사교육 참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단분석:강화적 전략과 보완적 전략의 공존’을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교육’에 게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2와 한국아동청소년패널(KCYPS)의 중학교 1학년 2351명을 대상으로 1~6차연도 데이터를 추적해 표본 조사한 결과, 한국, 터키, 그리스, 일본에서만 학업 성취와 사교육 참여 시간과의 관계가 정적으로 파악됐다. 한국은 그중에서도 양자 간의 관계가 가장 강한 국가로 확인됐다.

특히 사교육 참여시간과 직전 학기의 주관적 학업성취를 포함해 선행연구에서 사교육 참여영향요인으로 작용했던 개인 특성, 가정배경의 효과가 모두 유의미했다. 보고서는 “학업성취도와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형제자매 수가 적을수록 사교육 참여시간이 많았다”고 밝혔다.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 참여시간이 많은 것은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를 위해 교육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학업 성취 상위 25% 집단과 하위 25% 집단을 나누어 분석한 결과에서 상위 25% 집단은 기존의 학업성취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사교육에 참여했다. 성적 경쟁에서 뒤처질 것을 우려해 쉽게 사교육 참여 시간을 줄이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하위 25%의 이른바 저성취 집단에서도 여전히 부족한 학업성취를 보완하는 전략으로 사교육을 활용했을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사교육 참여 행위가 경쟁력 유지, 강화전략이자 불안감을 해소할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학벌주의와 과도한 입시경쟁 부담을 완화하고 학교 교육 내실화를 추진하는 게 유효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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