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代 회원들 집회 참가시켜
광화문서‘김정은 칭송’하고
8월엔 ‘사드 반대’ 전국순회
“정치현안을 통일문제로 포장
안보·국가정체성 혼란 심어”
‘백두칭송위원회’에 참여하는 국민주권연대 등 친북·반미(反美) 성향 단체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직을 만들고 집회에 참가시키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 등 정치적 구호를 내세운 이들 단체가 남북관계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한 10대 청소년에게 국가 정체성 혼란을 줄 뿐 아니라 편향적 시각을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5일 국민주권연대 SNS에는 ‘어린이청소년단체 세움’ 학생들이 쓴 집회 참가 수기 다섯 편이 올라왔다. 이 단체 회원인 청소년들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열렸던 ‘11·3 자주독립선언대회’에 참가한 뒤 소감을 쓴 글이다.
한 청소년은 “전에는 부모님 따라 나가서 그냥 앉아만 있다가 오기도 했는데, 집회의 의미를 알고 준비해서 참가하니까 더 좋은 경험이었다”며 “11·3을 계기로 주한미군 철수가 앞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썼다. 다른 청소년도 “이모, 삼촌들을 좇아 통일을 만들어나가는 청소년이 되겠다”며 “다음엔 꼭 미국대사관으로 들어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미군철수 행진 사면초가’를 벌였고,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단체 청소년들은 지난 8월 ‘청소년 통일 대행진단’을 만들어 전국을 순회했다. 경북 성주군 소성리를 찾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철회 운동도 벌였다. 인터뷰 영상에 등장하는 한 청소년은 “미군의 잔혹함과 우리가 미군을 무찔러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던 백두칭송위 행사에도 이 단체 회원들이 참여했다. 연단에 오른 한 청소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일부 극우 세력이 방해할까 두렵다”면서 “김 위원장과 통일의 역사에 함께 설 수 있어 영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에는 한 민간 통일 단체가 초등학교를 방문해 6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김 위원장 환영단 참가 신청서를 받아 물의를 빚었다.
유튜브에는 가수 ‘마미손’의 인기곡 ‘소년점프’를 개사해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반미 집회 활동을 담은 ‘반미점프’ 동영상도 올라왔다.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공동대표는 22일 “일부 단체가 정치 현안을 통일 문제로 포장해서 교육 현장으로 가져가고 있다”며 “김 위원장을 칭송하는 광장에 아이들을 불러낸 것은 매우 비교육적 처사”라고 말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남북이 화해·협력하는 것과 청소년들이 김 위원장을 칭송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며 “학생들이 일부 어른의 행태를 따라 하다 안보와 국가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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