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정말로 현실화되면 약세장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 아니면 현재 우려가 봉합되면서 다시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다. 그렇더라도 또 다른 이유로 내년이나 내후년에 약세장이 시작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언젠가는 겪어야 할 필연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정확한 타이밍으로 약세장과 강세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섞은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달러는 위기에 빛을 발하는 아주 유용한 자산이다. 글로벌 경제에서 한국 원화는 여전히 위기에 민감한 신흥통화이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에는 800원에서 1960원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900원에서 1560원까지 달러가치가 뛰었다. 위기 시에 다른 자산의 가격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해줄 수 있는 보험과 같은 자산이다.
과거 미국 금리가 낮았을 때도 달러나 금을 보유하려는 니즈가 있었던 것은 위험할 때 달러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2018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금리가 한국의 금리를 뛰어넘었다. 1년 만기기준으로 예금 금리는 한국이 1.9%, 미국이 2.4%로 미국이 0.5%포인트가 높으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한국이 2.25%, 미국이 3.24%로 1%포인트가량 더 높다. 더 안전한 자산이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번 금리가 역전되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1980년대, 대만의 경우는 2001년부터 금리역전이 시작돼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그 뒤 일본에서는 엔화로 차입해서 해외에 투자하는 ‘엔캐리’ 투자가 급증하며 해외 채권 투자잔액이 급증하게 된다. 대만도 마찬가지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상당수가 달러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자금 이동으로 인해 달러 수요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자국 통화의 강세 가능성을 어느 정도 줄여주는 역할까지 하게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단기 환차익을 노리고 달러 투자에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하버드대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환율을 설명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과거 환율의 움직임도(어렵다)”라고 말했다. 사후적으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데, 미래의 움직임을 전망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단기적 관점에서 달러 강세를 예측하고 투자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장기적 관점에서 혹시 모를 위기에 대비하는 보험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면서 자산관리 포트폴리오에 일정 부분 편입하자. 한국의 예금과 채권보다 이자를 더 받으면서.
김범준 삼성증권 자산배분리서치팀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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