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부실검증에 청년들만 피해

해외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이 해외 취업, 인턴 등 일자리를 알선하는 중개업체의 횡포로 피해를 보고 있다. 정부에서도 해외 취업 박람회 등을 운영하며 해외 취업을 장려하고 있지만, 참가 업체들에 대한 검증 절차가 부실해 청년들이 피해를 당해도 마땅한 보상 절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연도별 해외 취업자 통계에 따르면, 2013년 1607명이던 해외 취업자는 2015년 2903명, 2016년 4811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5118명에 달했다.

해외 취업 중개업체는 현지 법인에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거나 상담비 명목으로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기도 한다. 김모(27) 씨는 올해 초 미국 해외취업 중개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1∼2개월 이내 출국을 약속받았지만, 명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출국 날짜는 지연됐다. 결국, 직접 해외 에이전시와 연락한 김 씨는 국내 업체가 약속한 비용을 입금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진행했던 모든 서류 절차와 대사관의 비자 발급 절차는 정지됐고 업체와의 연락은 닿지 않고 있다. 김 씨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국제 수영지도사 자격증을 딴 뒤 현지에서 취업까지 연계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모(29) 씨는 해외 취업 사기를 당했다.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연결된 현지 중개업체 대표는 ‘가짜 지도자 자격증’ 사본 등을 제시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결국 정해진 기간 안에 자격증을 받지 못한 이 씨는 식당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다 비자 만료 전 국내로 돌아와야 했다.

중개업체가 취업 성공률만을 끌어올리기 위해 ‘블랙 기업’(장시간 노동·잔업 등을 요구하거나 부실한 기업)을 소개함에 따라 청년들이 중도에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도 많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해외 취업에 성공한 청년 중 정해진 기간에 계속해 근무하거나 계약을 연장한 청년은 4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의 글로벌 취업박람회를 통한 취직 이후에도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거나 부실한 일자리는 절반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취업 연계 등을 담당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코트라 관계자는 “해외에서 업체의 사기나 피해 사실이 발생한다면 현지 한국 대사관에 우선 문의해야 하고, 현지의 노동법을 우선 고려해 조치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며 “문제가 있는 업체를 파악해 프로그램에서 퇴출하고 피해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기업 관련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해외 취업 중개업체 전문가는 “분위기에 휩쓸려 빠르게 결정을 내리기보다 직종과 업무환경도 충분히 고려해야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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