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賞 임민영

언제나 저에게 영감을 주시는 차경숙 선생님께. 저 2013년에 6학년 1반이었던 임민영입니다. 얼마 전 스승의 날에도 연락을 드렸었지만, 얼굴도 잘 뵙지 못했고, 전화 한 통 드리지 못했던지라, 죄송한 마음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사실 매일 감사 인사를 드려도 모자란 분인데 말이죠.

저는 6학년 때 일기장을 아직도 갖고 있답니다. 지금도 가끔 힘들 때가 되면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을 되새기려고 그때의 낡은 일기장을 펼쳐 봅니다. 그때, 그 시절, 제게 제일 어두운 기억이 되어버린 것은 부모님의 일이었죠. 선생님 덕분에 저는 그 두 분을 두 아이의 엄마·아빠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여자·남자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중학생이 되어서 신경통을 겪었을 때도 선생님이 제게 주셨던 사랑으로 잘 이겨낼 수 있었답니다. 그때 제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하는 또래 상담자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요. 그때 마침 6학년 때의 저처럼 부모님 두 분 사이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셨던 것과 같이 “우리는 조금 더 그들을 미성숙하게 봐야 할 필요도 있다”면서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선생님 덕에 제가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내 와서, 저는 저처럼 힘든 친구들의 마음을 글로 쓰는 사람이 되려고 결심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일기장에 적어주신 그 빨간 글씨의 위로들을 콘티 삼아 따뜻한 소설을 쓰면서 살아가는 문예 창작인이 되어 보려 합니다. 앞으로도 제게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어 주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서인지 선생님이 너무 뵙고 싶네요. 곧 방학인데, 선생님께서 괜찮다고 생각하실 때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제가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흘려도 놀라지 마시고 슬며시 닦아 주세요. 그러면 앞으로 제게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누구보다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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