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운 논설위원

원심력은 회전운동을 하는 물체가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관성이다. 중심 쪽으로 끌어당기는 힘인 구심력과 반대다. 두 힘이 균형을 이루면 일정한 궤도로 계속 움직인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균형이 깨지는 순간 현상은 파괴된다.

권력에도 원심력과 구심력이 작용한다. 여권의 중심은 대통령. 청와대는 ‘권력의 구심력’을 추구한다. 그러나 지나치면 독선, 오만, 독재라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 내 차기 권력을 노리는 정치인들은 독자적인 말과 행동을 추구한다. ‘권력의 원심력’이다. 이것도 지나치면 여권 내부의 이완, 분열, ‘자기 정치’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에 역사적 승리를 안겨준 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닷새 뒤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국 민정수석은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 요소 및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조 수석이 제시한 제1 위험 요소는 권력의 원심력. 그는 “집권세력 내부의 원심력이 강화될 수 있는 요인들을 사전에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박근혜 정권은 집권 2년 차인 2014년 전당대회에서 비박 김무성이 친박 서청원을 누르고 대표로 당선되면서 권력의 원심력이 커졌고, 2015년 박 대통령과 유승민 원내대표가 충돌하면서 균형을 잃고 혼란에 빠져버렸다.

안타깝지만, 알고도 막지 못하는 것이 권력의 원심력.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당선돼 2020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권까지 갖게 된 것이 권력의 구심력이 될지, 원심력이 될지는 판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와대와 충돌하는 노동조합 집회에서 “노조 하기 좋은 서울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부인 수사와 관련해 “경찰이 권력을 선택했다”고 비난한 것은 청와대 권력의 구심력을 훼손하는 ‘사건’이었다. 심지어 문 정권 탄생의 주요 ‘공신’이었던 민주노총이 “×가 짖어도…”라고 정부를 겨냥한 것은 권력의 원심력이 커간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런 때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용어가 있는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조금 일찍 선수를 쳤다. 그는 지난 20일 “문 정부가 제대로 질서를 잡고 나라를 이끌어가는지 의심스럽다”면서 “벌써 레임덕이 오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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