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서 “유가 낮아졌다” 강조

공화의원“카슈끄지 피살 관련
사우디에 무기판매 중단 입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안팎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데 이어 국제유가 하락을 들면서 사건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터키 정부가 국제수사 공식추진 의사를 밝히며 사우디와 미국을 계속 압박하는 등 후폭풍이 확산하고 있어 추수감사절 이후 미국 내 여론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내기 위해 찾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자신의 트위터에 “유가가 낮아지고 있다. 멋지다. 미국과 전 세계를 위한 대규모 감세와도 같은 것이다. (배럴당) 54달러를 즐겨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사우디에 감사한다. 그러나 (유가를) 더 낮추자”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에 따른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도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 대해 사우디의 역할을 언급하면서 저유가 지속을 위해 계속 노력해달라는 주문을 전달한 것이다. 실제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6.6% 급락한 53.43달러를 기록해 최근 고점 대비 31% 하락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유가 하락을 명분 삼아 전날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비호하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 내린 데 대한 비난 여론을 돌파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단절한다면 기름값이 지붕을 뚫고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미국산 무기 구매의 큰손이자 중동 내에서 이란을 견제하는 전략적 축이라는 점도 사우디를 계속 두둔하는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 터키는 수사 진척이 없으면 국제수사를 공식 추진할 것이라며 사우디와 미국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20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 후 “수사에 진전이 없고 이 정도에서 그친다거나 충분한 협조가 없다면 국제수사 요청에 필요한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유엔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카슈끄지 사건 수사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내에서도 의회를 중심으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이것은 사우디 퍼스트지 아메리카 퍼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며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하는 입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아무리 사우디가 전략적 동맹이라도 카슈끄지 사건에 대해 못 본 척하는 것은 미국 안보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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