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정치인 반발

프랑스 법원이 기차가 달려오는 선로에 여성을 묶어 둔 광고(사진)에 대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진 않는다”고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BBC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 법원은 남부 베지에 시가 TGV 고속철도 관련 캠페인 과정에서 사용한 광고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베지에 시는 지난해 12월 TGV 고속철도 확장 캠페인을 하며 기차가 달려오는 선로 위에서 손과 몸이 밧줄로 꽁꽁 묶인 채 비명을 지르는 여성의 이미지를 사용한 광고를 냈다. 여성의 위로는 “TGV와 함께라면, 여성은 덜 고통받았을 것”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문제는 이 광고와 동일한 범죄가 일어났었다는 것이다. 앞서 같은 해 6월, 한 남성이 자신의 부인을 선로에 묶어 열차에 치이게 하는 방식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당시 부인의 나이는 겨우 34세였다.

여성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해당 광고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여성 정치인들도 나섰다. 마를렌 시아파 성평등부 장관은 “혐오스러운(odious) 광고”라고 즉각 비난하며 “(광고를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힘을 동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로랑스 로시뇰 전 프랑스 여성부 장관은 트위터에 “로베르 메나르 베지에 시장이 그를 두 번 죽이고 있다. 즉각 광고를 철회하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메나르 시장은 혐오와 차별적 언어를 피하는 원칙을 뜻하는 ‘정치적 정당성(political correctness)’을 비판하며 옛 영화와 만화 등에서 여성을 선로에 묶는 이미지 등이 사용돼 왔다고 반박했다.

몽펠리에 법원이 광고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며 논란이 재점화되는 상황이다. 몽펠리에 법원은 해당 광고는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안됐을 뿐, 여성을 포함한 특정 집단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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