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열리는 마지막 금통위서
0.25%P 인상 유력한 가운데

JP모건 “3년내 경기침체 온다”
그린스펀도 “美서 유사한 흐름”

이주열은 “스태그 가능성 낮아”
외국인 자금 대량 유출 더 우려


최근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 속 고물가)의 현실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스태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으나, 한은 내부에선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보다 ‘미국의 발 빠른 금리 인상→미국의 채권 가격 상승→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매도→외국인 투자자금 대량 유출’의 시나리오를 더 우려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보기 드물게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실업이 연결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에 직면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초기에도 인플레이션과 고실업률이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고난의 시기를 보낸 바 있는데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그와 유사한 흐름이 미국 내에 전개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 9일 JP모건은 1년 내 경기침체 확률을 52%, 2년 내 84%, 3년 내 100%로 예측하는 자료를 내놨다.

중국과 독일 등 유럽연합 국가들 내부에서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한국에선 최근 이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중기적으로 고실업, 장기적으로는 성장과 복지, 재정 건전성의 트릴레마(trilemma·동시에 세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9월(3분기) 기준 한국의 실업률은 4.0%로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월등히 큰 미국(3.7%)과 독일(3.4%)보다도 높았다. 우리나라보다 실업률이 낮고 경기 상황이 양호한 선진국에서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면 한국은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인 다음 주 금통위에서 과연 손쉽게 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뒤 실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한다면, 한은이 고스란히 책임을 떠안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국회에서 “한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은 낮다”고 밝혀 선을 그었다. 이보다는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상당히 커진 상황에 이 총재는 주목하고 있다. 미국 채권 가격 급등에 따라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대거 매도하는 흐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이 12월에도 금리를 올리는 등 계속 빠른 속도를 유지한다면 한국도 어쩔 수 없이 내년 추가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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