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보좌관“개혁의 싹 자르는것”
이해찬“긍정적인 요소도 봐야”

“지적 무시땐 위기현실화”우려


고용·분배 지표 악화로 경제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와 여권 핵심 인사들이 경제위기론을 부정하면서 정부 개혁을 흔들려는 의도로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선 비관적 경제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의 입단속을 하면서 “당(黨)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압박하는 중국을 보는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문화일보 11월 22일 자 2면 참조)

23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22일 열린 세미나에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경제 성장률이 3.1%나 되는데도 단락적인 위기론이 반복되고 있다”며 “(위기론 제기가)개혁의 싹을 미리부터 잘라내려고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이렇게 단락적 위기론을 (제기)하면서 계속 요구하는 것은 ‘기-승-전-기업 기 살리기’”라고 발언했다. 그는 “신문만 보면 기업 기죽이는 기사가 있으면서도 기업 기 살리기를 해달라고 또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이런 모습을 보고 왜 개혁이 필요한지, 이런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구나 하는 부분을 저는 크게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언론 등에서 제기하는 경제위기론이 현 정부의 개혁을 가로막고 있으며 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보학자로 분류되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위기라고 말하는 걸 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정책 흔들기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최근 경제를 위기상황으로 보는 걸 경계했다. 이 대표는 21일 “보수언론이나 반대편에서는 위기다, 파국이다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며 “우리 경제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긍정적·부정적 요소를 함께 보면서 경제를 이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열렸던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경제위기론을 전면 부인하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 등의 실질적 성과를 내년엔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요즘 청와대와 여권 수뇌부 발언을 보면 중국 정부가 경제 위기를 우려하는 중국 내 경제학자들에게 ‘위기를 조장하지 말라’며 재갈을 물리는 모습을 연상시킨다”며 “경제위기론 제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정책 전반을 살피지 않고 그것을 무시할 때 위기론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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