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주 소설 출간 2년만에 성과
경력단절 여성 실태 상세 묘사
폭넓은 연령대 독자 공감 얻어
英·佛·伊 등 16개국 수출 확정


2016년 출간돼 화제를 모았던 조남주(사진)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2년여 만에 누적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돌파했다. 2007년 김훈의 ‘칼의 노래’,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이후 크게 부진했던 국내 문학 출판계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성과다.

100만 부 돌파의 가장 큰 동력은 폭넓은 독자층이다. 경력 단절 여성의 전형을 묘사한 ‘82년생 김지영’은 1980년대생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으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최근 3개월 기준 성별 및 연령 별 독자 현황에 따르면 20∼50대 여성 독자들의 대출 목록 1위가 모두 ‘82년생 김지영’으로 나타났다.

대출량 기준으로는 30대 여성이 1위, 40대 여성이 2위, 이어서 20대 여성, 40대 남성, 50대 여성 순이다. 30∼40대 남성 독자의 대출 목록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독자가 여성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82년생 김지영’이 여성의 이야기이기 전에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라는 의미다.

한국사회의 젠더 감수성에 커다란 변곡점이 됐던 지난 2년 동안 이 책은 크고 작은 이슈들과 함께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여성들의 경력 단절과 ‘나홀로’ 육아 문제를 비롯해 직장 내 몰래 카메라 문제, 미투(Me Too) 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이 책이 함께 거명되며 화제가 됐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은 이제 세계로 뻗어가는 중이다. 현재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16개국 수출이 확정됐다. 국가별로 평균 3군데 이상의 출판사가 러브콜을 보내와 판권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작가와 민음사는 출간 기획서를 제출받아 꼼꼼히 검토한 뒤 최적의 출판사와 담당 편집자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출간할 수 있도록 했다.

민음사에서는 100만 부 돌파를 기념해 ‘82년생 김지영’ 코멘터리 에디션(왼쪽)을 선보인다. 코멘터리 에디션에는 소설과 더불어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평론 5편과 작가 인터뷰가 수록됐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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