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코스트너 주연 ‘로빈 훗’(감독 케빈 레이놀즈·1991), 러셀 크로 주연 ‘로빈 후드’(감독 리들리 스콧·2010) 등과는 결이 다른 영웅 로빈 후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후드’(감독 오토 바서스트·사진)는 현대식 액션과 빠른 속도감으로 쾌감을 전하며 기존에 나왔던 로빈 후드 이야기와 차별화를 꾀했다.
젊은 로빈 록슬리(태런 에저튼)가 마리안(이브 휴슨)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을 나누는 장면으로 부드럽게 시작한 영화는 카메라를 십자군과 이슬람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아라비아반도의 요새로 옮겨간다. 갑작스레 징집 명령을 받고 전장에 나온 로빈은 신출귀몰한 활 솜씨로 적을 제압한다. 전투가 끝난 후 십자군은 포로로 잡은 이슬람군을 고문하고, 로빈은 참혹하게 적을 죽이는 동료를 막아서다가 상관에게 귀향을 명령받는다. 4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로빈은 자신이 이미 전사 처리됐고, 가문의 재산은 노팅엄 주 장관(벤 멘델슨)이 모두 압류했으며 마리안은 다른 남자와 살고 있는 사실을 알고 좌절한다. 절망한 로빈 앞에 그가 편들어줬던 이슬람군 포로 리틀 존(제이미 폭스)이 나타나고, 로빈은 부당한 세상을 바꿔보자는 존의 제안을 받아들여 후드를 쓴 채 부패한 권력층의 돈을 훔쳐 가난한 백성에게 나눠주는 의적으로 나선다. 로빈의 목에 막대한 현상금이 걸리고, 백성들은 후드의 활약에 환호하기 시작한다.
로빈의 활쏘기 장면이 총격 액션처럼 다가온다. 1초에 3발을 쏘는 속사는 기본이고, 한 번에 4개의 화살을 날리는 다발사격도 선보이며 발로 활을 쏘는 ‘족사’까지 등장한다. 마차 추격 장면도 카체이싱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박진감 넘친다.
리틀 존은 로빈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치밀한 작전을 펼치며 그를 돕는다. 병사들의 의상도 색다르다. 12세기 중세가 배경이지만 쇠사슬이 달린 갑옷이 아니라 미군의 사막 전투복과 방탄조끼가 연상되는 복장을 입고 있다.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액션 장면에 눈이 즐겁지만 서사는 그리 탄탄하지 않다. 이야기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긴장감도 약하다. 또 반전 구조도 그리 신선하지 않다.
하지만 ‘킹스맨’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팬층을 넓힌 태런 에저튼의 액션 연기가 영화의 맛을 잘 살려준다. 그는 위험한 장면을 모두 대역 없이 소화해냈다고 한다. 또 제이미 폭스가 묵직하게 중심을 잡으며 이야기를 이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제작자로 참여한 이 영화는 시리즈물의 서막을 알리는 첫 편으로 보인다. 마지막에 익숙한 장면을 보여주며 2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12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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