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 초·재선 “의총 소집하라”… 내홍 점입가경

“비대위가 오히려 갈등 유발”
일각 “박근혜 탄핵직전 흡사”
김병준, 계파 타파 골자로 한
‘I 폴리틱스’ 주말쯤 발표키로

자유한국당 인적 쇄신을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27일 당내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 당 분위기 같다”란 말도 나왔다.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분당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당내 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친박계 초·재선 의원이 주축이 된 ‘통합과 전진 모임’은 28일 모임을 갖고 원내지도부에 당내 현안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진정한 쇄신을 통해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야 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가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당내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내일(28일) 모임에서 중지를 모아 원내지도부에 의총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의원도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위한 일정과 방식을 확정하기 위해 의총에서 자유토론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부 중진의원들은 28일 예정된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당 인적 쇄신에 대한 비판을 쏟아낼 계획이다.

당내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각에선 분당 시나리오가 표면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당 분위기가 탄핵 직전과 유사하다. 탄핵 때 당이 쪼개졌던 것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주말쯤 ‘계파 정치 타파’를 골자로 한 ‘아이(I)폴리틱스’ 구상을 발표하는 등 당 쇄신을 밀어붙일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새로운 정치 구상인 ‘아이폴리틱스’는 계파 정치를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규정하고, 이제는 개인의 정치력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강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계파 갈등을 정면 돌파한다는 복안이지만, 친박계가 이미 김 위원장을 비박계와 한편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정근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파동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파동에 책임이 있거나 당의 가치와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등 무능한 지구당 당협위원장은 교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