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투표서 최종 결정
吳 “서울대 미래 깊게 고민”
서울대가 오세정(65·사진) 자연과학대 명예교수를 제27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오 명예교수는 사상 초유의 최종 후보자 낙마 사태와 시흥캠퍼스 유치 반대 투쟁 등을 둘러싼 학내 갈등을 겪으며 구겨진 서울대의 위상을 되찾는 중책을 맡게 됐다. 서울대 이사회는 이날 오전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로부터 추천받은 오 명예교수, 이우일(64) 공대 교수, 정근식(60) 사회과학대 교수(이상 정책평가 순위 순) 등 3명의 후보를 각각 평가한 뒤 무기명 투표를 통해 오 명예교수를 최종후보로 결정했다.
이사회에서 선출된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새로운 총장의 임기는 내년부터 4년이다. 이로써 서울대는 지난 7월 최종 후보로 선출됐던 강대희 의과대학 교수가 성희롱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이어진 5개월간의 총장 공석 상태를 마치고 새 총장을 맞게 됐다.
오 명예교수는 총장 최종후보로 결정된 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사회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의 임명 절차를 차분하게 준비하며 서울대의 미래에 대해 깊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오 명예교수가 총장으로 취임하면 서울대 물리학부 출신의 최초의 총장이 된다.
오 명예교수는 경기고 수석졸업, 대입 예비고사 전국수석, 서울대 수석입학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과학자다. 1975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 1981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부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연과학대 학장,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장 등을 역임한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로 꼽혀왔다. 이후 오 명예교수는 2016년 당시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 총장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9월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해 관심을 모았다. 2014년 제26대 총장 선거에서도 오 명예교수는 정책평가 1위에 올랐지만 2위인 성낙인 전 총장에게 총장 자리를 내줬다. 다만 이사회가 정책평가 순위를 따라야 한다는 강제 규정은 없다.
오 명예교수는 ‘국립대학 법인 서울대학교 재정립 특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서울대 법인화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지방세와 국유재산 관리의 양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서울대는 2011년 법인화 이후 재정 확충을 통한 운영 자율성 확보를 내세웠으나 정부지원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등 문제를 안고 있다. 또 총장 임기에 구애받지 않는 6년 임기의 입시위원회 설치를 후보 시절 약속했다. 의원 시절 현행 입시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에 관심이 컸던 만큼 오 명예교수의 재임 기간 동안 서울대 입시제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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