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訪南 간부들 반대로 무산
세습정권 칭송하는 종북·친북
北서 일주일 정도 살아봤으면…”
태영호(사진)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불투명해진 데 대해 “북한 지도부 내에서도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최근 강연에서 백두칭송위원회 등 김 위원장의 방남을 환영하는 단체들에 대해 “북한의 실상을 잘 모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26일 자신의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행동포럼’에서 “북한으로서 가장 큰 고민은 김정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처럼 환영인파가 모여 김정은을 환영하는 장면을 만들어 균형을 보장해야 하는데 다원화된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남북 정상회담 장소로는 “남남갈등이 심한 서울보다는 조용한 제주도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의 방남을 두고 북한 지도부 내 의견 충돌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북한 내부구조를 보면 북한 최고지도자의 남한 방문문제가 제기되면 밑의 일꾼들이나 기관들에서는 위험한 ‘적진 속으로 내려가시면 안 된다’고 만류하는 체계와 문화”라면서 1994년 김일성 주석의 방남이 간부들 반대로 무산된 사례를 들었다. 태 전 공사는 “한국 콘텐츠를 많이 본 리설주(김 위원장 부인)도 옆에서 한번 가보자고 계속 조를 것이고 한국을 보고 간 김여정도 오빠(김 위원장)에게 한번 가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김창선(국무위원회 부장)은 물론,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노동당 부위원장), 김영철(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외무상) 등 고위간부들은 ‘원수님, 내려가시면 안 됩니다. 남조선놈들이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라며 충성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지난 25일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김정은의 핵전략과 한반도 통일전망’ 강연회에서 백두칭송위원회 등에 대해 “북한에 가서 일주일 정도만 살아봤으면 좋겠다”며 “현재 ‘종북’ ‘친북’이라 불리는 세력들은 북한의 시스템이 아닌 김정은 세습 정권을 칭송하고 있기에 ‘종김’ ‘친김’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준희·윤명진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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