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섭 조달청장

중미 난민 행렬인 캐러밴은 미국-멕시코 국경선이 철조망 장벽에 가로막혔어도 ‘아메리칸 드림’을 포기하지 않은 채 오늘도 미국행을 꿈꾸고 있다. 비록 미국에 도착하더라도 망명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임을 그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자국에서의 역경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한 꿈을 이루기 위해 이들은 국경선까지 왔다.

비록 상황은 다르지만, 한국에도 두려움을 이겨내고 희망을 품고 해외로 향하는 기업들이 있다. 바로 해외 조달시장을 목표로 하는 500개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 유망기업(G-PASS기업)’들이다. 해외 조달시장은 6조 달러에 이르는 거대 규모에도 불구하고 수출기업, 특히 중소 벤처기업들에는 미지의 영역임이 분명하다. 자국 기업을 선호하는 문화와 제도, 정보의 비대칭성, 언어적 어려움 등 다양한 요소가 기업들이 해외 조달시장으로 첫발을 내딛는 것을 꺼리게 한다.

조달청은 우리 기업들이 해외 조달시장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을 하고 있다. 미지의 세계로 가는 길을 밝히기 위해 전 세계 190여 나라의 입찰 정보와 주요국의 조달시장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수출 전략기업 육성사업이나 입찰 지원사업 등 직간접적으로 수출 기업들의 해외 조달시장 납품을 지원하면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만한 사업이 있다. 바로 오는 12월 4∼6일 사흘 동안 열리는 ‘2018 공공조달 수출 상담회’다.

공공조달 수출상담회는 주요 수출 상대국 해외 바이어 및 발주기관 담당자를 국내로 초청해 우리 기업과의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약 200개의 국내 기업들에 상담 기회가 제공되며 해외 조달시장의 유용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올해는 조달청과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최초로 공동 개최하게 된다.

이번 행사는 조달청의 조달 전문성과 해외 조달 네트워크, 코트라의 해외 무역관 활용 등 협업을 통해 약 80개의 해외 바이어와 발주 기관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덴마크, 루마니아 등 10개 이상의 주요국 발주 기관들이 상담회에 참가할 계획인데, 조달시장을 노리는 국내 기업들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담회의 또 하나 목표는 바로 국제기구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공정한 경쟁과 안정적인 대금 지급 등의 장점을 가진 매력적인 조달시장인데도 국내 기업의 수주율이 유엔의 경우 1.08%에 그치는 등 관심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에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국제인구기금(UNFPA) 등 초청 설명회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국제기구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내 200여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글로벌 전문인력과 수출기업들을 연계하는 채용 상담회를 진행하고, 중소기업 및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 홍보관을 구성하는 등 부대 행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 조달시장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 벤처기업들에 새로운 희망이다. 일부 기업은 조달청 새싹기업, 벤처나라 제품으로 시작해 해외 조달시장으로 진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외 조달시장 진출에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 얼마나 규모가 큰 기업이냐가 아니라,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느냐이다. 기술력을 갖춘 혁신 벤처기업들의 도전 의식과 조달청의 전략적 지원이 더해지면 해외 조달시장에 대한 희망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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