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前고위관료 방송서 밝혀
“현재로선 예정된 일정 없어”
상응조치 조율 난항 겪는 듯


미·북 비핵화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스티븐 비건(왼쪽 사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오른쪽) 북한 외무성 부상이 내달 개최하려던 실무회담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서로의 상응 조치 등 협상 조건을 두고 사전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12월 둘째 주에 미국 워싱턴에서 비건 대표와 최 부상 간 실무회담이 있을 예정이었다”며 “비건 대표가 12월 둘째 주 일정까지 비워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는 11월 말 개최 방향으로 추진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 회담이 성사됐다면, 곧이어 12월 둘째 주에 워싱턴에서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의 실무회담을 개최하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재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고위급 회담은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이 전직 관리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12월에 미·북 실무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이제 크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미국이 고려하는 회담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RFA는 국무부도 미·북 고위급 회담의 추가 일정을 묻는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쯤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북 고위급 회담이 무산됐을 당시 한·미 관계 당국은 “북한이 회담 준비가 안 됐다며 연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각종 회담이 재추진되지 않았고 양국 관계 당국은 미·북 간의 일정 조율 문제 때문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기 전 상응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일방적으로 회담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가시적 비핵화 조치 이전에 대북제재 완화·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핵리스트 신고나 영변 핵시설 사찰 등 가시적 비핵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6일 국무부를 방문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 “우리 측 제안에 대해 북한의 답변이 늦어 대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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