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철도 일정 답변 늦추고
美엔 고위급회담 여부 침묵

내달 초순 논의 나설 가능성


북한이 미국과의 고위급 및 실무회담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내년 초 2차 미·북 정상회담 등 북핵 협상 프로세스에 줄줄이 제동이 걸렸다. 북한은 남측이 11월 중 추진을 제안한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의 북측 현지 공동 조사 일정에 대해서도 28일 오전까지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북한의 전형적 ‘시간 끌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12월에는 변화된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이날 현재까지 미국의 고위급 회담 개최 제안에 답을 주지 않고 있으며, 실무회담 제안에도 여러 차례 퇴짜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남측이 대북제재 완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 철도사업 공동조사가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일 발족한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미 측의 지지를 받아낸 뒤 공동조사 일정을 제안했지만 북측이 답을 주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불만의 표시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북남관계 문제 해결의 주인은 우리 민족’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외세를 중시할 것이 아니라 민족을 중시해야 한다”면서 남측을 간접 압박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월 남북 평양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예술단의 10월 서울 공연과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한 적십자 회담 등에도 답을 주지 않아 일정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과 내년 초 2차 미·북 정상회담 등 굵직굵직한 대북 협상 일정들이 기약 없는 상황이 됐다. 북한의 침묵이 장기화되면서 미·북 대화의 문이 닫히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시간 끌기를 통해 검증을 최대한 약식으로 받아 핵물질을 추적당하지 않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12월 초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기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검증에 대한 전향적인 메시지로 국면 전환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소식통은 “북측 인사로부터 최근에 들은 이야기는 남측이나 미국이 자꾸 시간표를 못 박으며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인사는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 있고 12월 초에는 되지 않겠느냐고 운을 띄웠다”고 전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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