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귀족 노조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고용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겠다.”
민주노총의 무소불위, 안하무인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정부 기관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 사무실을 무단 점거하는가 하면 비조합원이나 경쟁 관계인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대신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을 채용하라며 곳곳에서 위력을 행사하고 있다. 심지어 민주노총이 아닌 다른 노조와 협상을 한다며 회사 임원을 감금하고 집단폭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주노총은 약자가 아니다.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11·21 총파업 때 민주노총 소속 현대차·기아차 노조는 불법 파업을 하는 등 법마저 농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노총은 현 정부 출범 이후 10만 명가량 조합원이 늘었고, 친(親)노동 정부 덕분에 권한은 막강해졌다. 권한이 늘면 의무와 책임도 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온갖 ‘불리(bully·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짓’을 하면서 약자 대변인 ‘코스프레’를 하는 등 가식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득권과 관련된 정부 위원회에는 적극적으로 참석하면서 경제 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다.
1990년대 독일은 통일에 따른 재정 적자와 과도한 복지로 저성장, 고실업, 고복지라는 ‘독일병’을 앓았다. 성장률은 1% 이하로 떨어졌고, 실업률은 10%가 넘었다. 독일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경우 1989년에 88만6000대를 생산했지만 2001년에는 54만1000대로 생산량이 40%가량 감소했다. 이때 독일병 치유를 위한 개혁에 나선 것은 폭스바겐 노사였다. 폭스바겐은 기존 근로자보다 임금이 20% 준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자를 채용하는 신공장을 건설해 생산성 향상과 실업률 하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당시 개혁을 이끌었던 폭스바겐 인사담당 이사 페터 하르츠는 이후 게르하르트 슈뢰더 정부에서 노동개혁위원회장을 맡아 독일의 제조업 부활을 이끈 노동시장 개혁안인 ‘하르츠 개혁안’을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민주노총이 요구한 정책을 많은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다. 그 부작용이 심각해 탄력 근무제 단위 기간 확대, 최저임금 인상 조절, 기업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들끓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귀를 막고 반대하고 있다. 저생산, 고임금 구조를 타개할 새로운 일자리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도 무산 위기에 처했다. 오죽하면 민주노총이 노동자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만 대변한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민주노총이 기득권 챙기기에 골몰하고, 늘어난 권한 만큼 무거워진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스스로가 적폐가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심과 소통하지 않고 현실에 역행하는 조직은 극단으로 치닫는다. 민주노총은 ‘회사가 있어야 노조가 있다’는 상식을 바탕으로 국가적 위기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 더 늦어지면 회사도, 노조도, 정권도 다 망한다.
y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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