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 구간 88년째 ‘非전철화’

개통뒤 한 번도 개량 안했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추진 ‘불투명’
주민들 “지역차별·낙후의 상징”


“정부가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제 때 건설돼 북한 철도나 다름없는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의 전철화를 외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위입니다.”

전남지역 3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남사회단체연합회 소속 대표들은 28일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는 ‘호남 낙후’의 상징인 이 구간 전철화를 위한 기본·실시설계비를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경전선(慶全線)은 이름 그대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 교통망으로, 광주 송정역에서 경남 밀양 삼랑진역까지 289.5㎞에 달한다. 전체 노선 중 순천∼삼랑진 구간은 복선 전철화 사업이 이미 완공됐거나 진행 중이지만 호남지역인 광주 송정∼순천 구간은 1930년 일제강점기에 개통된 이후 88년간 단 한 차례도 개량되지 않은 단선 비전철 구간으로 남아 있다.

국내 4대 간선철도(경부·호남·중앙·경전선) 중에서도 비전철 구간은 이곳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수년 전부터 이 구간 133㎞를 선로 개량을 통해 116.5㎞로 줄여 전철화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해왔다.

주민 대표들이 이날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2014년 2월에 시작돼 이달에 완료된 ‘광주송정∼순천 단선 전철화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서 B/C(비용편익분석)는 0.85로 비교적 높게 나왔지만, AHP(계층화분석)가 기준치(0.5)에 0.011 부족한 0.489로 나와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광주∼순천 구간보다 B/C가 낮은 철도들도 AHP를 가까스로 통과해 건설됐거나 건설이 진행 중인 점을 들어 억울해했다. 대표적 사례는 △소사∼대곡 복선전철 건설(B/C 0.80, AHP 0.501) △포항 영일신항 인입철도(B/C 0.76, AHP 0.502) △춘천∼속초 철도 건설(B/C 0.79, AHP 0.518) △중앙선 도담∼영천 철도건설(B/C 0.80, AHP 0.557) 등이다.

주민들은 “복선 전철화를 요구한 것도 아니고 단선 전철화를 해달라는 것인데 AHP를 핑계로 해주지 않는 것은 지역 차별”이라며 “영호남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송정∼순천 구간이 전철화되면 현재 2시간 20분 걸리는 운행 시간이 44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무안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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