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노조 대구서 설립
他지역 노조설립 절차 안밟고
전국노조로 변경 신청…보류


문재인 정부 들어 학습지 교사·택배기사 등 특수고용근로자(특고) 노조 설립이 허용되자, 민주노총이 정식 노조 설립 신고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지역 단위 노조의 전국 단위 노조 변경을 요구하는 등 ‘꼼수’ 세 불리기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2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노조 할 권리 가로막는 고용노동부를 규탄한다”고 구호를 외치며 특고의 노조 할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 김주환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특고의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약속을 믿고 노조 조직변경을 신청했는데 고용부로부터 거절당했다”며 “국회도 나서서 특고의 기본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전국대리운전노조는 지난해 8월 고용부에 대구지역에 설립된 대리운전노조를 전국노조로 변경하겠다는 내용의 조직변경신고서를 신청했지만 보류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조합법은 2개 이상 광역자치단체에 걸친 노조를 새로 만들려면 고용부에 설립 신고를 해서 조합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조직변경 신고는 대표자·주소·조직 명칭 등 경미한 사안을 변경하는 수단일 뿐, 지역 단위 노조를 전국 단위로 바꾸는 수단이 아니다. 고용부는 새로운 노조 설립 신고라면 대리운전기사들의 근로자성을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의 조직변경 신고는 고용부의 근로자성 판단을 피해 조직을 손쉽게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부처 역시 문재인 정부 들어 몸집을 불린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연대노동조합 농촌진흥청지회는 지난 28일 농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단체협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공무직 처우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정부 부처 중 연구개발에 특화된 농진청은 공무직(무기계약직) 일부가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이다. 이들은 각종 수당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농진청은 정해진 예산 상황에서 이를 수용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공무직 처우 문제는 노사협의 사안이어서 해당 기관이 노조원과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 때문에 각 기관에서도 청와대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노조에 대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정부 부처 내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이 늘어났음을 체감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규모까지 따로 파악하고 있진 않다”며 “각 지방청 단위로 근로감독관이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박정민·조재연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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