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갑룡 경찰청장이 28일 김명수 대법원장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은 여러 측면에서 국민을 서글프게 한다. 전날 발생한 화염병 투척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는 자리였다. 치안 책임자들로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노조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중상(重傷)을 입은 기업 임원에 대해서는 사과나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놀란 대법원장’에게는 과공(過恭) 행태까지 보였다. 대법원장의 태도 역시 왕이 신하를 꾸짖는 식이었다.

민노총 폭력과 치안 책임자들의 인식이 이 지경이니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8일 “기업들은 공포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한 것은 당연하다. 민노총 산하 유성기업 노조의 임원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해 노조원 10여 명이 노조 담당 임원을 격투기에서나 쓰는 ‘니킥’까지 자행하며 집단 폭행,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히고 가족에 대한 협박까지 한 일이 백주에 버젓이 일어났다. 심지어 “사람이 맞아 죽는다”고 6차례나 다급히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노조원들이 막고 있다는 이유로 현장에 접근은 물론 폭력을 행사한 현행범들을 체포조차 하지 않았다. 뒤늦게 조사에 나선다지만 폭력이 발생한 지 7일이 지나도록 소환도 않고 있으니 법치 위에 민노총이 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경찰을 지휘·감독하는 김 장관과 민 경찰청장은 대법원장부터 챙겼다. 김 대법원장은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일”이라며 지시하듯 말하고, 김 장관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의 눈에 백주 대낮에 무참히 폭행당한 기업인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29일 오전까지 언급은 물론 병원에 찾아가 보지도 않았다. 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민노총에 대해 “타인에 상해를 입히거나 기물을 파손한다면 철저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공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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