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군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지역 농산물로 만든 급식을 먹으며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청양군 제공
충남 청양군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지역 농산물로 만든 급식을 먹으며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청양군 제공

- 충남 청양군 ‘농촌형 푸드플랜 사업’

인구 절반 1만550여명 농업인
年판매액 1000만원이하 66%

작물 정해 농가별로 기획 생산
자치단체선 ‘유통망 확보’나서

공공급식·통합센터·직판장 등
지역단위 먹거리 종합계획 지원


인구 3만여 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인 충남 청양군의 농촌 부활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농촌형 푸드플랜 사업’ 선도 자치단체로 선정되면서 ‘지역 내 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과 ‘기획 생산’ ‘대도시 직매장 개설’ 등을 추진하며 쇠락하던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밥상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30일 청양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청양군 목면사무소에서 열린 청양 푸드플랜 농가 조직화 순회 교육 현장에 30여 명의 지역 농민이 찾았다. 농민들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함께 청양 푸드플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정천섭(55) ㈜지역파트너플러스 대표의 강의를 들었다. 정 대표는 “푸드플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세소농, 고령농, 여성농, 귀농·귀촌인의 기획생산 참여와 농가조직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민들은 “농가별로 지역 먹거리 생산품목을 분담하고, 생산량을 사전 계획한 후 일정 물량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획생산이 성사되고, 생산자 조직이 만들어지면 지역 급식시장 확보는 물론 대도시 판로도 개척할 수 있다”고 동의했다.

지난 23일 충남 청양군 목면사무소에서 열린 푸드플랜 농가 조직화 순회 교육장에서 농민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청양군 제공
지난 23일 충남 청양군 목면사무소에서 열린 푸드플랜 농가 조직화 순회 교육장에서 농민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청양군 제공

지난해 말 현재 청양군엔 농가 6800여 호가 분포해 있다. 인구 3만2500명 중 농업에 종사하는 숫자가 1만550여 명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농업도시다. 하지만 전체 농가의 66.3%인 4478호가 연간 농산물 판매금액 1000만 원 이하인 영세농이다. 게다가 농가별 평균 연령도 69.1세로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됐다. 이들 영세 고령농은 “산지 수집상 등이 외면하는 영세농들은 작물을 생산해도 팔 곳이 별로 없다”며 “도시에 사는 친지를 통해 일부 팔고, 읍내 장터에 갖고 나가 파는 것이 고작”이라고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양군 ‘푸드플랜’의 우선 목표는 생산을 농민들에게 맡기고 ‘유통망 확보’는 지자체가 책임지는 정책을 통해 영세농의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다. 청양군은 오는 2022년까지 ‘150만 원 월급을 받는 소농 1000호 만들기’를 목표로 내걸었다. 일단 내년부터 농가 500호를 선발해 기획생산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농산물부터 가공식품까지 300여 개 생산품목을 분담, 지역 학교급식센터와 대도시 농산물 직매장 등에 공급하는 틀을 갖출 계획이다. 지역 농산물에 대한 ‘최저가격 보장제’도 도입된다.

군은 또 지역 단위 먹거리 종합계획을 세워 지역 내 먹거리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로 했다. 청양군 내 공공급식을 통해 100억 원 상당의 청양 농산물을 자체 소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62억 원을 들여 청양군 대치면에 푸드플랜 통합지원센터도 건립한다. 9700여 ㎡ 부지에 가공센터, 인증센터, 공공급식센터, 로컬푸드 인증센터 등을 세워 지원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청양군은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대도시인 대전 유성구 학하동 1044㎡ 규모 부지에 로컬푸드 생산자 직판장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청양군 농가가 생산한 각종 청정 건강 먹거리와 청양군 농산물 브랜드인 ‘칠갑마루’ 제품들이 연중 공급될 예정이다. 로컬푸드 레스토랑도 운영된다. 서울 등 수도권에도 청양 농산물을 파는 직매장을 차례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영세 농가에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 농산물의 선순환 소비 구조를 만들고, 농협 등과 함께 대도시 연계 판매망을 구축하겠다”며 “농촌을 선도하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구축하고, 도시민에게 행복한 밥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양=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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