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패트릭 캠벨은 “골프 규칙의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골퍼는 ‘스포츠 정신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복잡한 룰은 상대와 말다툼을 일으키거나 자신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그러면서도 끊지 못하는 것은 ‘싱그러운 자연과 그 까다로운 룰과 에티켓’을 실현했을 때의 성취감 때문이다. 또 야구처럼 삼진이 없고 테니스처럼 폴트 이후 1포인트 찬스가 없다. 밥 호프는 “골프는 묘한 게임이어서 건강에는 좋지만 평상심을 빼앗아 파멸시킬 수 있어 건강한 바보로 만든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내년부터 골프 룰이 대폭 완화된다. 그동안 한국에서 즐겨왔던 골프 룰이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에 의해 대폭 수용된 느낌이다. 먼저 아웃바운즈(OB)가 났을 때 잠정구를 치거나 다시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와서 쳐야 했지만 이제는 볼이 나간 지점 뒤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한국에서 쓰던 OB 특설 티 의미와 같다. 핀을 홀에 꽂아놓고 플레이해도 벌타는 없다. 볼 드롭은 어깨 높이에서 해야 했지만 이제는 무릎 높이로 완화됐다. 드롭 구역 측정도 골프백 안의 가장 긴 클럽으로 측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먼 골퍼부터 샷을 해왔지만 이제는 상황에 따라 먼저 할 수 있다. 볼 찾는 시간도 기존 5분에서 3분으로 줄어든다. 또 볼을 찾다가 실수로 볼을 움직여도 페널티 없이 리플레이스하면 된다. 샷이나 퍼트 중에 더블 히트를 해도 페널티가 없다. 플레이어가 스윙한 볼에 자신의 장비가 맞았을 때 부과되던 벌타도 없앴으며 퍼트 그린의 마크 및 골프화 등 그린 면 손상 복구가 가능해진다. 퍼트 그린에서 실수로 볼이 움직였을 때와 리플레이스 중 퍼트가 바람에 의해 움직이더라도 벌타 부과가 없다. 이외에도 페어웨이 또는 러프에서와 마찬가지로 루스 임페디먼트를 움직이거나 클럽을 그라운드에 대고 연습 스윙을 할 수 있다. 벙커에서 루스 임페디먼트(돌, 나뭇잎 등)를 움직일 수 있다. 벙커에서 언플레이어블 볼 선언 시 페널티 받고 구제처리할 수 있다. 반면 스탠스를 시작하면 캐디 또는 파트너는 뒤에 있을 수 없다. 플레이 속도는 스윙 시 40초를 넘기지 못한다.
내년에 변경되는 골프 규칙은 대부분 시간 단축과 엔조이 골프, 그리고 룰의 단순화를 통해 더 많은 골퍼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찰스 맥도널드는 “옛날엔 골프 정신으로 쳤지만 지금은 골프 규칙으로 친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제 또 세월이 흘렀다. 21세기의 골프는 불필요한 시간과 룰을 완화해 엔조이 골프를 지향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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