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라플라타 강변 국립역사기념공원에서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당시 희생자들을 기리는 유족 모임인 ‘5월 광장 어머니회’ 소속 회원들과 함께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라플라타 강변 국립역사기념공원에서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당시 희생자들을 기리는 유족 모임인 ‘5월 광장 어머니회’ 소속 회원들과 함께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G20서 韓美 ‘약식’ 정상회담

당사국 동시발표 관례 어긋나
대북정책 인식차 극단적 표출
AP ‘정상회담형식 격하’ 보도
청와대“배석자없는 회담 의미”

文 ‘김정은 답방’ 언급할지 주목
트럼프 방위비분담금 거론할듯


미국이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과 형식을 잇달아 일방 발표했다. 이는 통상 정상회담 일정은 당사국들이 동시 발표하는 외교 관례에서 벗어난 것으로, 한·미 간 대북정책을 둘러싼 인식 차와 소통 부재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G20 정상회의 기간에 ‘풀 어사이드(pull aside)’로 불리는 약식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풀 어사이드’ 회담은 격식이 갖춰진 형식이 아니라 회담장을 빠져나와 회담장 옆에서 갖는 약식 회담을 의미한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 27일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일방적으로 먼저 발표했고, 청와대는 백악관 발표 이후 약 12시간이 지나서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체코에서 한·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청와대는 백악관이 발표한 회담 형식에 대해 배석자가 없는 회담이라는 의미로, 처음부터 이런 형식으로 회담이 추진됐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한·미 정상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 왔기 때문에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AP통신은 한·미 정상회담 형식에 대해 ‘격하’라고 표현했다. 샌더스 대변인이 G20 기간 한국, 터키와만 약식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G20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업무 만찬을 하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3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 당시 한·미·일 업무 만찬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반도 문제가 미국 외교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된 언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종의 양해를 구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12월 13∼14일 전후에 김 위원장의 답방을 여전히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 중이며 결정 난 것은 없다”고 밝혀, 연내 답방 시나리오는 여전히 청와대의 옵션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에노스아이레스=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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