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관계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미세먼지를 내뿜는 거대 석탄 화력발전소 모형(에어벌룬)을 설치하고 한국 공적 금융기관의 관련 산업 해외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관계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미세먼지를 내뿜는 거대 석탄 화력발전소 모형(에어벌룬)을 설치하고 한국 공적 금융기관의 관련 산업 해외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韓,원자력비중 30 → 26% 줄고
석탄발전 38 → 41%까지 늘려
中은 내수 위해 환경기준 낮춰


올해 11월 겨울에 진입하자마자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이번 11월은 농도가 어느 때보다 짙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외부 요인으로 중국발 바람의 영향과 함께 중국 당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 환경기준을 낮춘 점이 꼽히고, 국내에서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전 발전량을 낮추는 대신,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 화력발전이 늘어나면서 대기질을 악화시켰다. 보통 초미세먼지 농도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는 난방이 극대화되는 연초(2∼3월)에 집중되는 만큼, 이번 11월 기록은 새로운 기록경신을 예고하고 있다.

◇G2 무역전쟁 여파 중국 스모그 최악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반도가 공기 질에서까지 피해를 본다는 의구심이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올해 8월 초미세먼지를 5% 감축하겠다고 공언했던 규제안에서 후퇴해 수치를 3%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해소되지 않자 내수진작을 위해 대기오염 우려가 더욱 큰 겨울에도 공장을 과도하게 가동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의심을 받는 배경이다. 지난해 모처럼 맑은 하늘을 보였던 중국 베이징(北京)은 최악의 스모그로 인해 고속도로 9곳을 폐쇄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19일 베이징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근 18개월래 최악이라고 보도했다.

◇탈원전에 국내 석탄발전 오히려 증가 =지난 9월 전력통계를 보면 2017년 1∼9월 화력발전(유·무연탄, LNG, 유류) 가동 발전량은 18만5349GWh였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한 올해 같은 기간의 발전량은 19만857GWh로 지난해보다 5508GWh 늘었다. 원자력발전은 2017년 1∼9월 중 발전량이 11만4589GWh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9만6834GWh로 1만7755GWh 줄었다. 원전 가동이 감소하자 석탄, 석유, LNG 등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발전원의 가동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기는 했지만, 원전 가동에 따른 전력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30%였던 원자력발전 비중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26.8%로 줄며 지난해 38.7%였던 석탄 화력발전은 41.9%까지 늘어났다.

◇뜨거워지는 지구도 한몫 = 과거 대기 확산이 원활한 경우 쉽게 걷혔던 미세먼지는 최근 들어 한반도 내 대기정체 영향으로 고농도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엘니뇨 현상’(적도 지역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한반도 내 대기 정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초겨울부터 발달한 약한 엘니뇨가 겨우내 유지될 것”이라며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해보다 높아질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고 말했다.

이해완·박정민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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