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大 목표 · 4大 전략 · 5大 원칙
2018∼2022년 기본방향 제시
단계접근 등 北입장 편중 논란
전문가 “새로운 것 전혀 없어”
통일부가 3일 발표한 5개년 계획인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단계적·포괄적’ 방식의 북핵 해법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 초까지 추진했던 ‘톱다운(정상 간 합의 뒤 실무협상)’식 일괄타결 해법에서 후퇴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단계적·포괄적 해법은 새로운 게 아무것도 없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통일부가 이날 공개한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의 4대 전략인 △단계적·포괄적 접근 △남북관계·북핵문제 병행 진전 △제도화를 통한 지속 가능성 확보 △호혜적 협력을 통한 평화적 통일기반 조성 등은 현 상황과 괴리된 부분이 상당하다. 특히 ‘단계적·포괄적 접근’은 남북 대화가 시작되기 전 정부가 밝힌 ‘고르디우스의 매듭 자르기’ 식 일괄타결론과는 큰 차이가 있다. 4월 남북정상회담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해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이야기한 뒤 정부는 ‘단계적·포괄적 접근’을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북측과 유사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는 정부의 5년짜리 기본계획에 ‘단계적’ 해법이라는 표현이 공식적으로 담기면서 비핵화 단계마다 미국에 상응 조치를 요구하며 최대한 시간 끌기로 나아가려는 북한의 전략이 남북관계에서 어느 정도 관철됐다고 보고 있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김영삼 정부 때도 포괄적 협상이란 방안이 있었고, 이명박 정부 때도 포괄적 패키지란 말이 있었다”며 “이번 정부에서 주목됐던 것은 이전과 달리 ‘톱다운, 일괄타결’이라는 부분이었는데, 단계적·포괄적으로 돌아갔다면 새로운 게 아무것도 없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기본계획의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병행 진전’ 전략은 북한의 살라미식 비핵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사업 등과 같은 경제적 보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확대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 경우 한·미 간 남북협력·교류사업에 대한 인식 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고, 향후 북한의 비핵화 속도에 비해 남북관계가 지나치게 앞서간다는 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기본계획이 중점 추진과제로 2018년 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개시를 적시하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북이 고위급 회담조차 개최하지 못한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연내 종전선언은 어렵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부가 기본계획을 통해 현행 남북협력·교류사업을 급하게 법제화·제도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주·박준희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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