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가족 도와주려다…”
일부 시민들 ‘동정론’ 표시

‘공천 기대 송금’ 여부 수사
사기범 자녀 취업도 드러나
尹은 네팔서 아직 귀국안해


“그 양반이 어쩌다 그 지경까지 몰렸는지 안타깝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보이스 피싱 사기범 A(여·49) 씨에게 4억5000만 원을 뜯기는 피해를 당한 윤장현(69·사진) 전 광주시장이 공천 대가성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데 이어, A 씨의 아들(28)과 딸(30)의 취업을 도와준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되자 윤 전 시장을 잘 아는 인사들은 4일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한 인사는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들에 대한 애잔함을 윤 전 시장이 누구보다 더 깊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점을 건드린 보이스피싱에 넘어간 것 같다”며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빌려서까지 송금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온정적인 주변 반응과 달리 검찰과 경찰의 입장은 단호하다. 윤 전 시장이 4억5000만 원 가운데 3억5000만 원은 은행 대출로, 1억 원은 지인에게서 빌려 마련한 사실을 파악한 경찰과 검찰은 정확한 자금 출처와 공천을 기대하고 송금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전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일 윤 전 시장에 대해 A 씨의 아들을 광주시 산하 공기업의 임시직 직원으로, A 씨의 딸을 광주의 한 사립중학교 기간제 교사로 채용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간절한 호소에 윤 전 시장이 또 한 번 속아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권력을 부적정하게 행사하는 것은 범법행위인 만큼 그 부분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A 씨 아들은 7개월여 근무하다 지난 10월 그만뒀고, A 씨 딸은 1년간의 계약이 끝나지 않아 지금도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윤 전 시장이 네팔에서 의료봉사 중이던 지난달 말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윤 전 시장은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다. 사태를 지켜본 대다수 시민은 “시민단체 활동을 많이 한 윤 전 시장이 시장 욕심을 내지 않았으면 존경받는 지역의 어른으로 남았을 텐데 참 안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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