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등록 안된 농약 사용
수입농산물 많아지자 시행
2016년 열대과일 첫 적용
현재 농산물 498종에 설정
등록 농약수 부족한 농작물
안전사용 기준 적합땐 허용
PLS 도입 정부협의체 운영
농민 대상 전파 교육도 진행
웰빙이 자리 잡은 시대가 되면서 우리 식탁에 올리는 농산물에는 ‘무공해’ ‘친환경’ ‘유기농’ 등이 중요한 선택기준으로 떠올랐다. 과거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농약을 당연하게 살포하던 분위기는 사라졌다. 우리나라에선 이미 농약이 식품에 잔류해도 인체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인 ‘농약 잔류허용기준(MRL·Maximum Residue Limit)’이 설정돼 운영되고 있다. 다만, 농산물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을 사용한 수입농산물이 국내에 유입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농약은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국제기준을 적용받아 수입된다. 문제는 국제기준이 해당국의 기준보다 낮은 경우 해당국에선 유통되지 않는 농산물이 국내에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1월부터 ‘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Positive List System)’를 전면 시행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5일 “합법적 사용등록 농산물은 잔류허용기준으로 관리하고, 그 외 농약은 불검출 수준으로 일률 관리한다”며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공동대응 체제를 구축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인체와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에서 현장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제도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촘촘히 관리하는 농식품=농약은 농작물에 해로운 벌레, 병균, 잡초를 없애고 농작물이 잘 자라게 하지만 인체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설정된 농약 잔류허용기준은 농작물 재배 시 사용한 농약이 최종 식품에 잔류해 인체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정부가 정한 기준이다. 현재 농산물에 498종, 축산물에 99종의 농약이 고시돼 있다.
내년에 정부가 전면 시행하는 농약PLS는 작목별로 등록된 농약만 사용하고 등록 농약 이 외에는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다. 농약PLS가 시행되면 국내 사용등록 또는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된 농약 외에는 일률 기준 0.01PPM이 적용된다. 즉, 농산물 100㎏당 1㎎의 미미한 잔류 농약만 검출돼도 안 되기 때문에 불검출 수준으로 관리된다는 의미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이유는 수입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미등록 농약이 사용된 식품의 수입이 불가피해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 농약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수입하기 위해서다. 현재 수입되는 농산물 중에는 수출국의 잔류허용기준보다 낮은 기준을 적용해 들어오는 사례가 빈번하다. 예컨대 호주에서 면화씨를 수입할 경우 A 농약 성분의 함량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인 40PPM을 넘지 않으면 수입할 수 있지만, 호주의 기준은 15PPM이라 호주에서는 유통되지 않는 면화씨가 우리나라에는 수입된다는 의미다. 이미 일본(2006년), 유럽연합(2008년), 대만(2008년) 등은 농약PLS를 시행 중이고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은 기준이 없을 경우 불검출로 운영한다.
◇2011년부터 시행 준비=그동안 정부는 농약PLS를 도입하기 위해 2011년 10월 잔류물질 안전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2016년 12월부터 견과종실류·열대과일류를 우선 시행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27일 관계부처 합동 식품안전종합대책에 농약PLS 전면 도입을 반영했다. 지난 2월 고시를 통해 내년 1월부터 모든 농산물에 대한 PLS 도입을 확정했다.
현재 총 498종 농약 1만2746건의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CODEX는 208종, 미국 394종, 유럽 617종 등이다. 기준 확대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지난 7월까지 농약PLS 대비 3198건(국내 2478건, 수입 720건)의 기준을 늘렸다. 또 엽채류와 엽경채류에 53종 농약 그룹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했다.
내년부터 전면 시행을 위해 농가 등 업계와의 소통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 농약PLS 도입을 위한 범부처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했다. 이 협의체에 국무조정실,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 11개 기관이 참여해 현황, 계획, 대책 등을 논의했다. 2017년부터는 농업인단체와 식품회사, 농약회사, 대사관, 외국 정부, 관련 협회 등 이해관계자와 간담회·설명회·포럼 등을 진행했다. 또한 농업PLS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농민 대상 PLS 전파 교육도 실시했다. 식약처는 시·군 농약 담당자 120명을 대상으로 1차(4. 23∼24), 2차(5. 3∼4), 3차(6. 4∼5) 교육을 시행했다.
◇업계 요구사항도 반영=농민, 식품업체 등에서 잔류허용기준 설정이 부족해 부적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내 정하기 어려운 기준은 잠정 기준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또 ‘농약관리법’에서 안전사용기준을 정한 농약에 대해서도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한다. 사용할 수 있는 등록된 농약의 수가 부족한 농작물에 대해서는 한시적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해 달라는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제도 시행 이전에 생산된 농산물은 종전 규격을 적용받는지 여부와 관련, 농약PLS 시행 이전 수확한 농산물은 제외하고, 2019년 1월 1일 이후 수확하는 농산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토양오염 등으로 인한 비의도적 농약오염도 인정한다. 이 경우 이론적 일일섭취량(TMDI)이 80%를 초과하지 않은 수준에서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농약 바르게 사용하기 운동’을 통해 농업인들이 등록된 농약을 적정량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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