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정부’ 자처한 文정부도
몰락시킬 수 있다는 식의 협박
‘安保 무장해제’까지 요구해
超헌법적 지배의식 드러내며
국정의 최상위기구처럼 행세
‘민중 혁명’ 선동으로도 비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주도하는 좌파 성향 시민단체들의 연대 활동이 또 심상찮다. 민노총·국민주권연대·민주노점상전국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철거민연합·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등 52개 단체가 참여한 민중공동행동은 지난 1일 국회 앞에서 2018전국민중대회를 대규모로 열고 “민중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된 사회 대개혁”을 내세웠다. 2016년 민중총궐기대회를 시작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던 촛불시위 위력을 되살린 ‘민중혁명’을 외친 것으로도 보인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2년 전 우리는 1700만 촛불로 국회에서 탄핵 가결의 망치를 두드리게 만들었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민중의 힘으로, 나라를 망쳐놓으려는 박근혜 일당을 끌어내렸다. 문재인 정권이 전 정권들과 다름없이 친(親)재벌적으로 나간다면, 우리도 지난 세월과 다를 바 없이 대응해줘야 한다”고 연설했다.
‘촛불 정부’를 자처하는 문 정부가 이들의 입맛에 맞춰 현실과 동떨어진 친노동·친좌파 정책을 펴고 있는데도, 이들은 “문 정부 스스로 촛불 정부이기를 포기하고서는 그 생명을 연장할 수 없다”고 했다. 자신들의 모든 요구를 그대로 따르지 않으면, 문 정부도 박 전 정부 몰락의 전철을 밟게 하겠다는 협박으로 들린다. 민노총이 지난 10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연 ‘촛불 2주년 기념대회’에서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간부는 “촛불은 우리에게 해방을 가져왔지만, 혁명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지난 11월 27일 공개한 ‘2018 민중 10대 요구안’도 이를 확연하게 드러낸다. 노동 적폐 청산, 비정규직 차별 해소 및 철폐 등만 있는 게 아니다. ‘재벌 체제 청산’을 해야 한다며, 10대 재벌 비정규직 사용 금지와 대기업 고용 의무 특별법 제정, 재벌 총수 사익 추구 금지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 사내 유보금 환수 등까지 못 박고 있다. ‘권력기구 개혁’을 내세워 ‘적폐 판사 탄핵’도 요구했다. 심지어 ‘한반도 평화’의 요건이라며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대북(對北) 제재 중단,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 무기도입 중단, 한일군사협정 종료,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수 석방, 테러방지법 폐지, 국가정보원 해체 등 사실상 ‘대한민국 안보(安保)의 무장해제’까지 요구했다.
그런 행태는 북한의 조선노동당을 닮으려고 하는 게 아닌지까지 묻게 한다. 국정 운영의 최상위에 ‘좌파단체 연대’가 있고, 이들을 거스르는 정부는 유지될 수 없다는 식의 초(超)헌법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도 비치기 때문이다. ‘계급혁명을 통해 노동계급이 지배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이념적 뿌리인 북한에선 노동당과 그 강령이 정부와 헌법 위에 있다. 노동당 당원은 특권층이다. 당원 아니면 어디서도 제대로 인정 못 받는다. 무소불위 독재 권력인 김정은이 국무위원회 위원장도 겸하지만, 그 직책은 조선노동당 위원장보다 후순위다. 체제의 주인이 김정은과 노동당인 셈이다.
좌파 성향일지라도 대한민국의 시민단체나 그 연대가 북한의 그런 노동당을 닮아가선 안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민노총 일각이 관공서까지 잇달아 불법 점거해 행패를 자행하다가 수사기관의 심장부인 대검찰청에서까지 점거 농성을 벌인 일은 빙산의 일각이다. 어느 기업의 임원이 감금당한 채 노조원들의 무차별 폭행으로 생명의 위험에 처했는데, 공권력은 현장에 출동하고도 민노총 눈치를 보며 방관하다 뒤늦게서야 마지못해 폭력 노조원들을 입건했다. 심지어 주무부처 장관조차 오불관언(吾不關焉)하다가 8일 만에, 그것도 야당 의원의 재촉을 받고서야 “국민의 안전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책임을 느끼고 있고, 그 점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겠다”고 했다. 그런 식이니 ‘민노총 공화국’ 개탄도 나온다. 2016년 촛불집회 개최를 주도했던 민중총궐기투쟁본부 후신인 민중공동행동의 도를 넘은 전방위 요구를 자초한 것도 ‘촛불 민심’을 ‘좌파 코드’로 왜곡해 떠받들어온 문 정부다.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서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직후인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로운 나라, 국민들의 염원을 꼭 이뤄내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밝혔다. 그 다짐이나마 공허하지 않으려면, 북한 노동당을 떠올리게까지 하는 좌파단체나 그 연대에 더는 휘둘리지 말고 국가의 기본과 기강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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