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유망 4차산업
외국자본 유치 본격화 기대
고급의료 등 경제효과 클 듯
DJ정부때부터 추진했지만
시민단체 반발 등으로 막혀
“文정부 더 활성화 나서야”
외부 투자를 받아 수익을 나눌 수 있는 투자개방형병원(영리병원)이 5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되면서 ‘고부가가치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이끌 의미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보건의료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선두 분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의료기관에 다양한 투자가 활성화되면 관련 기술이 크게 도약할 수 있다.
다만 의료기관의 ‘영리화’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문재인 정부도 추가 승인이나 규제 개혁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아 앞으로 본격 활성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다.
◇첫 투자개방형병원 상징성 = 제주도 녹지국제병원이 처음으로 영리병원의 물꼬를 트면서, 의료기술 수준이 높고 연구할 능력도 있지만 투자가 없어 시도하지 못했던 의료기관에는 새로운 기회가 마련됐다.
현행 의료법은 영리의료법인을 불허하고 있는데 예외적으로 외국자본 유치 활성화를 위해 경제자유구역 8곳과 제주도에는 설립을 허용하고 있다. 인천 송도나 제주도 등에서 투자를 받아 첨단 의료기관 설립이 가능했지만, 실제 각종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녹지국제병원은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상징성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미 수많은 정책연구를 통해 영리병원은 보건의료산업 측면에서 대규모 생산유발과 고용창출을 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평가받았다. 첨단 의료기술이나 신약개발을 위해선 고가 첨단 장비는 물론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연구·개발(R&D)을 위해 대규모·장기투자가 필요한데도 그간 외부 투자 유치가 어려운 비영리병원에선 불가능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를 보면 해외환자 유치형 영리병원의 경우 해외환자 수 30만 명을 가정하면, 생산유발 효과가 약 1조6000억 원에서 4조8000억 원, 고용창출 효과는 약 1만3000명에서 3만7000명으로 분석됐다. 고급의료 서비스 수요 충족형으로 설립될 때도 우리나라 인구 약 3%가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약 2조7000억∼3조5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약 2만1081∼2만7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산업 활성화까진 험난 = 녹지국제병원이 허가를 받았다고 당장 의료기관에 투자가 활성화되고 의료기술이 발전하기는 쉽지 않다. 의료기관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녹지국제병원 외에 추가 영리병원의 설립이 이뤄져야 한다. 현실에서는 영리병원을 거부하는 시민단체의 반발로 허가 자체가 쉽지 않다. 영리병원은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추진했으나 이제야 허가가 날 정도로 극심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구성된 적폐청산위원회가 역대 정부에서 승인했던 영리병원의 폐지를 정부에 권고하면서, 사실상 영리병원 설립 정책을 접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7월 말 정부 주최 영리병원 투자설명회가 갑작스럽게 취소된 데 이어, 2월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영리병원 설립 계획이 백지화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영리화정책은 추진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전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투자개방형병원 첫 허가가 한국 의료산업에 기폭제로 작용하길 희망한다”며 “한국의 의료기술은 우수한데 한반도에 갇혀 사장돼 있는 측면을 고려하면 이제 의료사업이 국제적으로도 널리 쓰일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의료도 경쟁할 수 있는 병원의 진입을 허용해야 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의료의 질도 높아진다”며 “이를 통해 우리 의료가 한국인만을 위한 치료하는 수준을 넘어서, 한국의 전자나 자동차가 전 세계에 서비스하듯이 의료도 세계의 의료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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