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정부 좌지우지” 우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오는 2020년부터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이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개편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위원회의 이원화로 노사 결정권이 줄어 최저임금 결정 폭이 더욱 정부의 의지에 따라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 후보자가 전형적인 시장가격 통제 사례인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을 꺼낸 것에 대해 일종의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 후보자는 “내년도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최저임금 급격 인상의 부작용을 인정했다. 내년 경제 상황이 올해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홍 후보자는 변경 방식과 관련, “최저임금위원회 하부 위원회가 경제지표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구간을 설정하고, 결정위원회가 이 구간 내에서 결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원화 방식은 이미 지난해 12월 최저임금위원회 산하 최저임금제도개선 전문가 태스크포스(TF) 권고안에 포함돼 있었다. 이 안에는 내년 최저임금 상·하한선을 정하는 ‘최저임금구간설정위원회’와 그 범위 안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 결정위원회’로 권고했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률은 노·사·공익 대표들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해 왔으나, 매번 극심한 대립 끝에 파행적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빈번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파행적 최저임금 결정에 고용부 장관의 재심의 요청이라는 견제 장치가 있지만, 한 번도 작동한 적이 없다”며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소상공인 대표를 참여시키는 등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공익 위원단 구성에 정부가 영향력을 크게 행사해 왔다”며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전문가의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정부의 개입만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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