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사 논설위원인 저자 조운찬은 20년 전 외환위기 때 민족문화추진회에서 국역 사업에 참여한 이후로 쭉 우리 역사에 남아 있는 문인들의 문집을 읽어왔다고 한다. 그는 “이 책에서는 수천 종의 문집 가운데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을 위주로 소개했다”고 했다. ‘고품격 문장을 쓴 우리 문학사의 별들’ ‘새로운 생각의 가능성을 열어준 안내자들’ 등의 소제목 아래 각 문인들의 특징을 묶었다.
저자는 문집을 선택하면서 ‘좋은 문장’에 방점을 찍었다. 최치원의 ‘계원필경집’을 소개하면서 문장의 가치를 강조하고, 추사 김정희의 문장이 그림과 글씨의 성취에 가려져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이 책은 이규보, 이제현, 정도전, 박지원, 이이 등처럼 워낙 유명해서 아는 듯하지만 기실 그 학문 세계에는 닿기 어려웠던 문인들의 문학 세계를 소략하게나마 접하는 즐거움을 준다. 스스로 ‘무명자(無名子)’라고 칭했던 윤기의 ‘무명자집’이 과거제 폐단 등 조선 후기 사회상을 알려주는 귀한 유산임을 밝혀놓은 것도 뜻깊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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