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축구, 4강전서 필리핀 제압… 스즈키컵 우승 노려
朴 감독 “팬과 선수들에게 감사
에릭손 감독은 세계 최고” 겸손
11, 15일 말레이와 우승 다퉈
‘무패 행진’ 베트남 전력 우위
베트남 전역은 거대한 축제장
푹 총리, 경기장서 열띤 응원
거리서 “박항세오” 외치며 열광
쌩유 박항세오(박항서), 베트남 꼬렌(파이팅)!
‘박항서 매직’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박항서(59) 감독이 베트남대표팀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동남아시안컵)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6일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스즈키컵 4강 2차전에서 베트남은 필리핀을 2-1로 제압하고 홈팬에게 승리를 안겼다. 지난 2일 필리핀 원정으로 치른 1차전에서도 2-1로 이긴 베트남은 2연승으로 준결승을 통과했다.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을 노린다.
홈에서 열린 4강 2차전에서 승리하자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선 금성홍기를 들고 승용차,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기쁨을 만끽하는 ‘승리 퍼레이드’가 연출됐다. 4강 2차전이 열린 미딘국립경기장엔 4만 관중이 가득 들어찼고, 베트남 권력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도 직접 관전하며 응원했다.
베트남 전역은 거대한 축제장으로 변했다. TV나 스크린이 설치된 카페, 주점, 식당 등에는 손님들이 대거 몰려 단체응원을 펼쳤고 베트남이 결승에 진출하자 일제히 박 감독에 찬사를 보냈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박 감독의 사진이나 대형 그림을 따라다니며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외쳤다.
박 감독은 4강 2차전 직후 “10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하게 됐다”며 “베트남대표팀을 응원해주신 열정적인 팬들과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사령탑을 지냈던 스웨덴 출신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지휘한다. 박 감독은 “에릭손 감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지도자”라며 “그와 함께 경기를 치러 영광”이라고 말했다.
승장은 겸손했다. 박 감독은 “에릭손 감독이 지휘하는 필리핀을 두 차례 꺾었지만, 솔직히 내가 그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이제 말레이시아와 우승을 다툰다. 오는 11일 오후 9시 45분 말레이시아에서 결승 1차전을, 15일엔 홈에서 2차전(시간미정)을 치른다. 베트남은 2010년, 2014년, 2016년 4강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올해는 다르다. 특히 2010년과 2014년 4강전에선 말레이시아에 패했기에 이번 결승전은 설욕의 기회다.
박 감독이 부임한 뒤 베트남은 국제 대회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으며, 이로 인해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00위까지 치솟았다. 6년 만에 최고 순위. 말레이시아는 167위에 그친다.
베트남이 스즈키컵 결승전에 오른 건 이번이 3번째다. 1998년엔 싱가포르에 패해 준우승했고, 2008년엔 태국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우열을 가리는 스즈키컵은 격년제로 열린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선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로 꼽힌다. 1996년 출범했으며 12회인 올해는 베트남을 포함해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미얀마, 동티모르 등 10개국이 참가했다.
박 감독이 지난해 10월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베트남은 일취월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역시 역대 최고 성적인 4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예상을 깨고 돌풍을 일으켰기에 박 감독은 베트남의 국가적인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박 감독은 체격조건은 뒤지지만, 민첩성이 뛰어난 베트남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베트남대표팀을 ‘강호’로 조련했다. 박 감독은 특히 카리스마, 권위를 앞세우지 않고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선수들에게 다가간다. 단점을 지적하고 보완하기보다는 장점에 주목하면서 선수들의 ‘기’를 살린다. 그리고 철저하게 상대를 분석한다. 박 감독이 필리핀 원정이었던 4강 1차전에서 이긴 뒤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2차전에 대비, 필리핀의 경기 영상을 살펴보며 연구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절묘한 용병술도 박항서 매직의 비결로 꼽힌다.
물론 박 감독은 긴장을 풀지 않는다. 박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2-0으로 승리한 좋은 경험이 있지만, 당시 여러 명의 선수가 우리를 위협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며 “더욱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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