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집(부동산)’은 끊임없는 ‘스트레스’입니다. 언젠가부터 집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가 아니라 ‘재테크의 수단’이 됐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지금 이대로의 주택정책으로는 켜켜이 쌓아 올린 서울 등 특정 지역 아파트가 욕망의 화신으로 불멸(不滅)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집’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답습해온 수요 규제와 공급 확대의 부동산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이 신규 인프라스트럭처(사회간접자본)의 적정 배치, 서울과 광역시 도심권 땅의 용적률 극대화를 통한 임대주택 대거 조성, 개인들의 다양한 주택 건축 허용 등이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죠.

우선, 그동안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돼온 터미널의 분산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와 남부터미널을 양재 부근(지하)으로 통합이전(서울 남부터미널·달래내 고개 부근 지하화)하고, 인천과 경기 서부권을 수용한 서울 서부터미널(김포공항 지하) 신설, 강원권과 경기 동부권 편의를 위한 중랑구나 노원구 끝자락에 서울 동부터미널 건설 등입니다. 여기에 SR 철도의 의정부역(종착역) 조기 신설 등도 필요하고요.

도심권 용적률 극대화를 통한 임대주택을 최대한 많이 짓는 것도 집값 안정의 시작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궂은일을 많이 하는 영세서민, 집 없는 사회초년생 등이 일하는 곳 가까이에서 싼값의 주택(임대·자가 상관없이)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도심권 국유지나 시유지 등 공공용지와 공공기관 이전용지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물론 민간 용지의 용적률 배려를 통한 임대 주거시설 의무화도 방법이지요. 여기에 국민 개개인들의 다양한 주택(고급 주거시설 등)도 허용할 시기입니다. 부자들의 호화주택으로 비판하기 이전에 개인이 양질의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생활인프라를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것이지요.

이제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규 인프라 분산 구축 등 명약관화한 사실을 두고 에둘러 가는 임시방편적인 주택 정책은 폐기해야 합니다.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인프라 쏠림 현상을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프라 분산 구축을 통해 집값 안정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지요. 집값이 서울(강남권 등)과 접근성으로 결정되는 상황을 해소하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 안정은 연목구어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5년간 올랐던 서울 집값이 최근 들어 하향세로 돌아섰습니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신도시 공급 정책과 함께 새로운 인프라의 분산 구축 실행에 적극 나서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이제라도 국민 스트레스인 집값 안정을 위해 근본적으로 접근할 것을 거듭 주문합니다.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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