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페인 워킹홀리데이가 지난 10월 24일 발효됐다. 우리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스페인 정부를 상대로 끈질기게 설득해온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본 것이다. 이로써 매년 1000명의 양국 청년이 상대국에서 자유로이 취업도 하고 언어도 익히면서 서로의 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열렸다.
스페인은 2017년 기준 세계 14위 규모의 경제 대국이자 유럽연합(EU)의 4대 강국으로서 정치·경제적 위상을 높여가고 있는 나라다. 또, 투우·플라멩코·축구로 상징되는, 태양과 정열의 나라 스페인은 그리스·로마·가톨릭·이슬람의 다양한 문명을 가진, 세계 3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유국이자 피카소·가우디와 같은 예술가를 배출한 나라다. 한편으로, 세계 8위의 자동차 생산국, 세계 4번째 고속철 개통국, 세계 2위의 건설·인프라 강국, 재생에너지, 항공관제 시스템 분야에서의 첨단기술 보유국이기도 하다.
사실, 스페인은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다. 최근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스페인의 다양한 문화와 음식이 한국에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스페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 해에만 45만 명이 스페인을 찾은 것으로 파악되는데, 주변 EU 회원국에서 여권 심사 없이 입국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50만 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과 스페인을 잇는 직항이 주 12회 운항 중이며, 이번 연말에는 바르셀로나에 우리나라 총영사관이 개설될 예정이기도 하다.
한국과 스페인의 첫 만남은 임진왜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외국어대 박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스페인 출신의 세스페데스 신부는 1577년 일본으로 건너왔으며, 임진왜란 발발과 함께 조선에 복음 전파를 위해 1593년 12월 27일 경남 진해로 들어왔다. 그는 임진왜란을 직접 목격하면서 4통의 서간문을 통해 일본군의 잔혹한 행위와 함께 조선을 서양에 알리는 데 이바지했다. 이는 훗날 풍랑을 만나 조선에 들어온 헨드릭 하멜보다 60여 년이나 앞선 것이다.
우리나라 ‘애국가’ 역시 스페인과 인연이 깊다. ‘애국가’의 작곡가인 안익태 선생은 1946년 바르셀로나에 초청받아 연주회를 열었는데, 이곳에서 만난 롤리타 탈라벨라라는 스페인 여성과 결혼했다. 이후 안 선생은 1965년 사망할 때까지 지중해 마요르카 섬에서 오케스트라 창단 등 활발한 음악 활동을 했다. 고인의 유택에는 현재 안 선생의 셋째 딸 레오노르 안 여사가 거주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유택 1층을 기념관으로 개조해 안 선생의 각종 활동 기록들을 전시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과 스페인은 1950년 3월 17일 수교 이래 최상의 관계를 구가하고 있으며,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스페인은 대 EU 협력의 주요 대상국이자,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서 전략적 중요성을 가진 나라다. 스페인 역시 우리나라를 아시아 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상호 인식을 기반으로 양국은 제3국 공동 진출을 위해서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양국 수교 70주년을 앞두고 한·스페인 워킹홀리데이 발효를 통해 우리 청년들에게 스페인과의 교류를 위한 제도적 틀이 마련된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특히, 스페인어는 국제기구 5대 공용어 가운데 하나로, 전 세계 22개국 5억 인구의 모국어다. 아무쪼록 많은 우리나라 청년이 한·스페인 워킹홀리데이 협정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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