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입문 뒤 ‘첫 단식’손학규
“소수정당 절박함·한계 보여줘
다당제 위한 승부수 띄워”평가


“양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이 입장을 내놓기 전까지 물과 소금만 찍어 먹으면서 (단식을)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7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 단식 투쟁 이틀째를 맞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표정에선 비장함이 묻어났다. 손 대표는 “‘촛불 혁명’으로 등장한 민주당이 어떻게 촛불 혁명으로 망한 한국당과 야합해 우리나라 미래를 바꿔 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부하느냐”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걷어내고 참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시작이 바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강조했다.

지난 1993년 정계 입문 이후 손 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47년생으로 이미 일흔을 넘긴 손 대표의 단식 투쟁을 두고 정치권에선 “소수 정당의 절박함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대표는 전날(6일) 단식을 선언하며 “내 나이가 70이 넘었는데 무슨 욕심을 갖겠느냐”며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그간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편을 동시해 처리할 것을 요구해 왔지만, 6일 원내 1·2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은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미룬 채 내년도 예산안을 7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양당 국회 의석수가 241석(129석+112석)으로 이미 절반을 훌쩍 넘는 만큼 야 3당을 배제하더라도 예산안 처리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당내에서는 손 대표의 단식 투쟁을 두고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드보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정치 전면에 복귀했지만 당 대표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만큼 이번 단식을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과 다당제라는 정치적 숙원을 풀기 위한 마지막 기회로 삼고자 한다는 것이다. 또 최근 소속 의원의 탈당설이 제기되면서 당과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점도 손 대표를 물러서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워낙 건강한 편이라 지금은 괜찮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단식이 장기화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병철·손고운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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