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무역전쟁 악재
中진출 美기업 보복 우려”


미국의 요구로 지난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46·사진) 부회장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해 영국 HSBC홀딩스의 계좌를 이용, 불법 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들도 중국의 보복 우려로 위험한 처지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7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16년부터 화웨이가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는지를 들여다보면서 화웨이가 이란 등과 불법 거래를 하기 위해 HSBC홀딩스를 이용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WSJ는 “외부에서 임명된 HSBC 내부감시인이 HSBC의 화웨이 계정에서의 수상한 거래를 뉴욕 브루클린에 소재한 뉴욕동부지검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HSBC는 화웨이와 거래하는 여러 개 금융기관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미국 검찰은 멍 부회장이 HSBC 계좌를 통한 화웨이의 이란 등과의 거래를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화웨이 창업주 런정페이(任正非)의 딸로 후계자인 멍 부회장이 체포된 사건의 파장이 커지면서 중국 내 미국 기업들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중국 담당 대표보를 지낸 제프 문은 CNBC에 “중국이 그동안 미국의 관세에 ‘신중한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멍 부회장에 대한 체포는 미국의 공격으로 간주해 중국을 ‘보복’으로 몰아갈 수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법은 극히 모호하고 공식적인 해명을 들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미국 기업은 취약하다”며 “사업을 하려면 불투명한 환경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멍 부회장이 미국으로 인도된다면 중국이 비슷한 방식으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시작하고, 무역분쟁 합의를 이루는 것이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무역전쟁 휴전’을 논의할 때 화웨이의 창업주 딸 체포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시 주석은 만찬 이전에 이미 체포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무역 갈등 해소에 집중하고 싶어서 이 문제를 만찬 때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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