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자율 규약과 상생방안을 두고 시장 심판 격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공정위를 이끄는 김상조 위원장의 행보가 편파적이라는 불만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심판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면 진실 여부를 떠나 경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CU 편의점 본사(BGF리테일) 앞에 모습을 나타낸 김 위원장.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농성 중인 CU 가맹점주협의회 사람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CU 가맹점주협의회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인상분을 본사도 함께 분담해 달라고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이해 당사자 간 갈등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여기에 김 위원장이 불쑥 뛰어든 것이 문제였다. 우원식·제윤경 등 소위 ‘을지로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여서 모양새도 좋지 않았다. 을지로위원회는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은 좋지만, 사용자 측으로부터는 지나치게 한쪽 편만을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농성 가맹점주들의 하소연을 들어준 김 위원장은 반대편에 있는 CU 본사 사람들은 만나지도 않고 그냥 되돌아갔다. “우리 얘기는 안 들어주나”라는 본사 측 불만이 나올 만하다. 물론, CU 본사는 이런 말을 대놓고 하진 못한다. 혹여 공정위에 ‘미운털’이 박히지 않을까 두려워서일 테다. 마치, 축구 경기 하프타임에 심판이 한쪽 팀 라커룸에 가서 감독과 선수들을 만나 얘기를 나눈 것과 같은 셈이다.

한쪽 팀 감독과 선수들을 만나고 경기장에 다시 들어선 심판의 후반전 경기운영을 어느 관중이 공정하다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

임대환 경제산업부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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