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보수적 기조 인사 단행
불확실성 대비 임원수도 감축
몸집 줄여 경쟁력 높이기 포석

현대차, 해외본부장 교체이어
국내부문 고강도 쇄신 가능성


‘미래 위기 대응과 신상필벌(信賞必罰).’

종반부를 향해가는 재계 인사를 요약하는 키워드다. 현대차 그룹을 제외한 주요 대기업이 인사를 속속 단행한 가운데 인사 기조는 신상필벌을 토대로 미래 준비와 불확실성 대비에 모아졌다. 내년 실물 경제 위기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기업 정책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대외 악재가 산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인사 정책을 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6일 단행된 삼성전자 2019년도 정기 인사에서 사장단 승진자가 4년 만에 가장 적었다. 사장단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 등 단 2명이다.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거나 기술 혁신을 이룬 책임자들을 승진시키면서 성과주의를 재확인한 것이다.

전체 임원 수는 줄어드는 기조다. 임원 승진 규모는 지난해(221명)에 비해 30% 가까이 감소한 158명이다.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전체 임원 수도 약 10%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안팎 위기감이 가중된 만큼 조직을 최대한 흔들지 않은 채 몸집을 가볍게 만들어 경쟁력을 지키겠다는 현실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 흐름도 뚜렷하다. SK도 이날 인사를 단행해 주요 계열사 CEO 4명을 교체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보다 훨씬 큰 폭이다. 앞서 SK는 2년 전 주요 계열사 15곳 중 8곳의 CEO를 물갈이한 바 있다. 특히 간판기업인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CEO를 이석희 신임 대표이사로 바꿨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을 장담할 수 없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주마가편(走馬加鞭)’식 인사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임 사장 4명은 모두 50대로 세대교체도 가속화됐다. 신임 임원 평균 나이도 48세다. 지난 11월 말 인사를 마친 LG그룹도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기존 순혈주의를 버리고 외부 인재를 과감하게 영입했고, CEO 후보군인 신임 임원도 2004년 이후 최대 규모인 134명 승진시키는 등 그룹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무게를 실었다.

현대차그룹은 조만간 단행될 국내 부문 인사에서 고강도 쇄신 인사 가능성이 예측된다. 앞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현대·기아차는 지난 6월부터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과 현대·기아차 중국 사업본부장(사업총괄) 등을 차례로 바꿨다.

이 밖에 GS와 LS그룹 등에서는 사장급 CEO 승진 등 교체 폭이 작았다. GS그룹은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 4세 경영인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는 그룹에 안정감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권도경·방승배·김성훈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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