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어제는 바람이 너무 좋아서 걸었어/ 있지/ 그땐 잊어버리고 말하지 못한 얘기가 있어/ 있지/ 어제는 하늘이 너무 파래서 울었어/ 있지/ 이제 와 얘기하지만 그때 우리는 몰랐어’. 김윤아(44·보컬) 김진만(46·베이스기타) 이선규(47·기타) 등 3인조 록 그룹 자우림(紫雨林)이 정규 앨범으로는 5년 만에 지난 6월 발표한 제10집 ‘자우림’에 담은 ‘이제’의 시작 부분이다. ‘이제’ 말고도, ‘사랑은 시들고 노래는 잊혀진다고/ 그렇게 사람들 말하곤 하지’ 하는 ‘영원히 영원히’ 등 ‘자우림’ 수록곡 상당수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자우림은 창립 멤버 그대로 20년을 넘긴 남녀 혼성 록 밴드로는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다. 영화 ‘꽃을 든 남자’ OST인 ‘헤이 헤이 헤이’를 부른 일을 계기로, ‘미운 오리’이던 이름을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이라는 의미의 자우림으로 1997년에 바꾸며 첫 앨범 ‘퍼플 하트(Purple Heart)’를 내놓았다. 구태훈이 지난해 탈퇴하기까지는 당시 4명 그대로였다. ‘햇살이 한가득 파란 하늘을 채우고 / 눈부신 그대가 나의 마음을 채우고’ 하고 시작하는 ‘헤이 헤이 헤이’부터 자우림의 노래 대다수를 작사·작곡해온 김윤아가 간판 역할을 하는 자우림의 음악적 역량이 돋보이는 노래는 이 밖에도 많다. 1집에만 해도 ‘모두 원해 어딘가 도망칠 곳을/ 모두 원해 무언가 색다른 것을/ 모두 원해 모두 원해 나도 원해/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뭐 화끈한 일 뭐 신나는 일 없을까’ 하는 ‘일탈’ 등이 있다. 9집 앨범의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여름과 같이/ 눈부시게 아름다울 줄 알았어’ 하는 ‘이카루스’도,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해/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하는 ‘스물다섯, 스물하나’도 그렇다.
김윤아가 “마음속에 소년이 있는 어떤 사람이 영원히 변치 않는 무언가에 대해 노래하는 것”이라고 밝힌 ‘영원히 영원히’를 비롯해 ‘어른들을 위한 단편 동화 모음 같다’는 10집 수록곡과 대표곡들로 꾸미는 콘서트 ‘자우림 윈터 원더랜드(Winter Wonderland)’가 오는 24∼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에서 열린다. 깊어가는 겨울을 훈훈하게 하는 무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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