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 등 수십 권씩 구매
“선거철 아닌데 한탕” 눈총에
“단체구매 책값 모두 환불중”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명수(3선·충남 아산시갑·사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기국회 회기 중이던 지난 7일 북콘서트 형식의 출판기념회를 개최, 복지위 소관 피감기관 등 유관 단체가 이 의원의 책을 수십 권씩 구매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노영민 주중대사가 신용카드 리더기를 동원해 책을 판매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후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선거철을 제외하곤 자제되는 분위기다.

이날 정치권 및 복지위 소관 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위원장의 북콘서트는 지역구인 충남 아산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행사장 한편에는 출판사에서 준비한 신용카드 리더기가 준비돼 있었다. 이 위원장이 이날 낸 책은 그간 강연을 다니며 지은 ‘삼행시’를 엮어낸 것으로, 정가가 1만5000원이다.

이 위원장 측은 행사를 준비하며 복지위 소관 공공기관 및 협회 등의 대외협력관 등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행사 일시와 장소 등이 담긴 북콘서트 포스터를 보냈다. 보건 관련 협회의 국회 담당자는 통화에서 “포스터를 받고 화환을 보내겠다고 하니 ‘화환보다는 책 몇 권을 사주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의원실에 직접 찾아가 100만 원이 좀 안 되는 금액을 주고 책 몇십 권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복지위 피감기관인 한 공단의 대관 업무 담당자는 “300명이 넘는 인파에 화환도 50여 개가 진열돼 있는 등 생각보다 큰 행사였다”며 “우리는 작은 기관이라 40권 정도만 사서 돌아왔다”고 했다. 또 다른 유관 협회 관계자도 “책을 사지 않을 경우 혹시 모를 역차별이나 후환이 두려워 모두가 다 조금씩은 사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이 출판기념회를 연 것을 두고 한 복지위 관계자는 “가장 힘센 상임위원장이 임기를 마치기 전 ‘한탕’ 크게 끌어모으겠단 차원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년인 상임위원장 임기를 김세연 의원과 1년씩 나눠 맡기로 해 내년 상반기 위원장직을 넘기도록 합의가 돼 있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책을 사라고 요구한 적은 없고, 다만 국회에 북콘서트를 알리는 포스터를 붙이다 보니 그걸 보고 (기관 등에서) 찾아온 것 같다”며 “뒤늦게 사실을 알고 협회 등이 단체로 구매한 책값은 모두 돌려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카드 리더기는 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을 받아 출판사가 설치해 놓은 것이고, 협회 등이 사 간 책도 일반 유권자에게 판매한 게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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