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메일 추가 압수수색
영장발부로 수사동력 기대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을 정한 검찰은 “기각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혐의 입증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의 향후 수사에 험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박·고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7일 이후 이메일 추가 압수수색 등을 통해 보강수사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를 위해 우선 두 전직 대법관의 영장 기각 사유로 공통으로 언급된 ‘공모 관계 입증 부족’ 부분에 집중해 수사하고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작성한 문서에 두 전 대법관이 자필 결재를 마친 문서, 이메일 내용까지 검찰이 확보해 소명자료로 제출했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따라서 수사팀은 이들과 임 전 차장의 공범 관계를 입증할 임 전 차장의 직접 진술을 얻어내야 한다. 공범 관계를 입증할 이메일 등 추가 증거 수집을 위한 수사도 필요하다. 두 전 대법관에게 직접 보고했거나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광범위한 재소환 조사도 불가피하다. 검찰은 두 전 대법관이 일부 혐의는 인정하고 있는 만큼 공모 관계에 대한 보강수사를 통해 영장을 발부받아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 스폰서 판사’ 재판에 개입한 혐의, 국제인권법연구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중복가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던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가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따낸 예산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각급 법원장들에게 배부하는 과정에 직접 서명하는 등 관여한 증거도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박 전 대법관이 옛 통합진보당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건배당 시스템을 조작해 특정 재판부에 맡기도록 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이에 대한 보강수사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검찰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은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기각 사유로 “범행 관여 범위 및 정도 등 공모 관계 성립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미 다수 증거자료가 수집돼 있고, 주거 및 직업 등을 종합하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고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구속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는 법원이 영장 재청구까지 가정해 사전에 차단했다는 분석이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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