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지 못한 판단 송구
1억 출처 조사때 밝힐 것”
檢, 선거법 위반 집중조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모(여·49·구속) 씨에게 사기당한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10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했다. 검찰은 윤 전 시장을 상대로 김 씨에게 건넨 4억5000만 원이 시장 재선 도전과 관련성이 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전날 새벽 네팔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쯤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검 청사 앞에 변호인 등과 함께 도착했다. 카메라 앞에 선 윤 전 시장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지혜롭지 못한 판단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매우 송구하다. 특별히 시정을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운 광주시민 여러분께 맘 깊은 상처를 드린 데 대해서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사실에 바탕 해서 거짓 없이 조사에 임할 것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단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은 사기 피의자에게 준 돈이 공천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처음부터 만약에 공천을 두고 그런 일들이 제안되고 이뤄졌다면 당연히 (제가) 의심했겠죠. (결국) 그런 일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고…공천과 관련된 의혹들은 소상하게 조사 과정에서 설명해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윤 전 시장은 김 씨와 선거 관련 얘기를 나눈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 사람과 직접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직접 얘기한 것이 없고 간접적으로 한 적이 있다’는 얘기인지, 평소 언어습관 때문에 ‘직접’이란 단어가 들어갔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윤 전 시장은 4억5000만 원 가운데 대출금(3억5000만 원)외에 1억 원의 출처를 묻는 질문에는 “조사 과정에서 소상히 말하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윤 전 시장을 상대로 조사하면서 여러 가지 혐의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 전 시장은 김 씨의 아들(28)과 딸(30)이 각각 광주시 산하기관과 광주 모 사립중학교에 취업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업무방해 등)에 대해서는 그동안 측근 인사들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정해왔다. 윤 전 시장은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사이에 김 씨에게 보낸 4억5000만 원을 시장 공천을 받으려는 의도와 연결짓는 것에 대해서는 억울해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김 씨를 사기, 사기미수 혐의 외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기소한 점은 윤 전 시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만한 연결고리를 찾았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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