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재무부 최룡해 등 제재

김정은 권력 유지 핵심 담당
인권유린 혐의 명단에 포함
돈줄죄기 이어 전방위 압박

北, 2차정상회담 응답 없어
“비핵화 없인 체제보장 없다”
‘정권’ 직접 겨냥한 메시지


미국 정부가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 등 체제 유지 핵심 3인방을 인권유린 혐의로 제재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김정은 체제를 흔들 수도 있다는 강력한 경고음을 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대화 요청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인권 카드’를 꺼내면서 비핵화가 유일한 체제 보장의 길이라는 외교적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 재무부는 10일 북한의 사실상 2인자로 주민의 사상을 통제하는 조직지도부를 맡고 있는 최 부위원장, 주민에 대한 체제 선전을 담당하는 선전선동부 수장인 박 부위원장, 주민 사상 검열과 정치범 수용소를 운용하는 국가보위성 책임자 정 국가보위상을 인권유린 혐의로 대북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이들 3명이 북한 체제 유지 역할을 하고 있는 노동당과 정부의 핵심 조직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번 제재 조치는 북한 체제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세계 인권의 날과 세계인권선언 70주년(12월 10일)을 맞아 이뤄진 이번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 체제가 인권탄압의 기반 위에서 형성된 국가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공표했다.

미국 정부는 내년 초로 예정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10여 차례 이상 실무 협상과 고위급 회담 개최를 요청했으나 북한은 응답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미국은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아무런 비핵화 조치를 하고 있지 않은 북한에 대해 2차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 체제 유지 핵심 3인방을 대북제재 명단에 올린 것은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제재 해제는 물론 체제 보장도 비핵화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비핵화 협상을 계속 미룰 경우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 북한이 중요하게 여기는 김정은 체제 보장도 확답해줄 수 없다는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남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를 마저 이행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며 비핵화 시 체제보장과 경제적 번영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또 교착상태이기는 하지만 대화 국면에서 이뤄진 미국의 이번 제재는 대북제재 범위를 무역에서 정보기술(IT), 블랙머니로 확대한 데 이어 인권문제까지 넓힘으로써 대북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가하려는 포석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북한과 불법적 무역 거래를 해온 중국·러시아 등의 개인과 기업을 잇달아 제재하는 한편 9월에는 북한 사이버 공격 및 IT 국외 송출 관련자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했다.

한편 미국 정부 산하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10일 문 대통령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을 요청한 북한에 대해 “종교와 신앙의 자유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며 “모든 종교와 신앙, 특히 기독교를 정권 존재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국무부에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할 것”을 권고하는 동시에 “북한 종교 자유와 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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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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