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기간 짧고 노조 반발 커
“이대로 가면 경제인들은 죄다 범법자가 될 판입니다.”
이달 말 ‘주 52시간 근로제’ 계도 기간이 종료되는 데도 초과 근로 발생을 피할 수 없는 기업도 적잖아 이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다음 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어기면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 처벌을 받는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11일 “국내외 경영 여건은 어렵고 실적은 악화하고 있다”면서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까지 적용하게 되면 결국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안인 유연 근로제 도입 필요성에도 실제 탄력근로제를 도입했다는 기업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받는 대·중견기업 317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탄력근로제 도입 기업은 전체의 23.4%에 불과했다. 선택 근로제(21.8%)와 재량 근로제(9.2%), 간주근로제(6.3%) 등 다른 유연 근무제도도 실제 활용률은 낮았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제가 본격 실시되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최소 6개월은 돼야 생산대응이 가능한데, 현재는 최대 3개월밖에 안 된다”며 “노조 반발로 도입도 어렵고, 짧은 단위 기간과 까다로운 운영방식 등으로 인해 도입해도 실익이 적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시장 반응에 놀라 주 52시간 근로제를 6개월 자진해 유예했고, 그 기간에 개선안을 만들기로 한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며 “이를 최근 대통령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안건으로 넘기며 결과적으로 무산시킨 셈이 돼 무책임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범·손기은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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