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29명 도시재생대학 참여
지역自生 담당할 전문가로 육성
사업지 4곳 기획·분석실무 투입
인천市 4년간 3조9223억 지원
시민공모 통해 아이디어 모으고
産·學·硏 머리맞대 舊도심 혁신
인천은 국내 도시 중 ‘최초’라는 수식어가 가장 많이 붙는 도시다. 1988년 일본인 해운업자가 지은 국내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인천 중구 소재)과 1899년 개통된 국내 최초의 철도 경인선을 비롯해 외식 문화의 상징이던 자장면의 발상지도 이곳 인천의 차이나타운이다. 지금도 인천은 이국적인 건축양식의 건축물이 100여 년의 세월을 간직한 채 저마다의 독특한 색채를 자랑한다. ‘한국 최초, 인천 최고 100선’이 발표될 만큼 근현대사의 유적이 많은 도시지만 최근 송도와 청라, 영종 등 경제자유구역으로 대표되는 신도시와 대비되는 원도심의 급속한 쇠락으로 ‘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인천시가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을 모토로 원도심의 도시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원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의 중추적 역할을 맡은 인천도시재생지원센터(이하 센터)는 12일 ‘소통’과 ‘협치’를 도시재생의 성공 키워드로 꼽았다. 도시재생의 성공을 위해 지역의 자생적 성장기반을 갖춘 마을 활동가 양성과 민관 협치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이 우선이란 설명이다. 지난 3월 출범해 인구 300만의 인천을 재생(뉴딜)하는 센터의 핵심 기능과 역할에 대해 살펴봤다.
◇마을 활동가 양성 = 센터 출범 이후 가장 공들이는 사업 중 하나가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할 마을 활동가 양성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부터 6주 과정의 도시재생대학 기본과정을 2회에 걸쳐 운영했다. 도시재생을 필요로 하는 원도심 주민 129명이 도시재생대학 기본과정에 참여했다. 당초 예상했던 인원을 배 이상 초과해 기본과정 횟수를 2회로 늘려 진행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또 이들 기본과정을 이수한 주민 중 54명은 최근 7주간의 심화과정 교육을 마치고 이달부터 마을 활동가로 인천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사업에 실제 투입됐다. 이들은 인천 남동구 간석4동과 미추홀구 숭의2동, 동구 금창동, 계양구 효성2동 등 도시재생 사업지 4곳에서 대상지 분석과 사업기획, 사업신청서 작성 등 실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센터는 이 같은 도시재생대학 전 과정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수료한 주민은 ‘마을 활동가’ 또는 ‘도시재생 코디네이터’란 이름으로 활동이 가능하다. 최근 심화과정까지 마친 마을 활동가 이정미(43) 씨는 “도시재생이 단순히 낡은 집을 뜯어고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전체가 자생적 성장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들 수강생을 인천의 도시재생 인재풀(Pool)로 관리하면서 도시재생과 관련한 각종 행사와 사업에 적극 참여시킬 계획이다. 누구보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지역 활동가로서 도시재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키맨’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거버넌스(협치) 구축 = 원도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에 앞으로 4년간 3조922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인천시는 폭넓은 민관 거버넌스를 운영하고 있다. 균형발전정무부시장과 시장 직속의 원도심재생조정관(2급 상당)을 새로운 직제로 편제하고 개별 사업마다 별도의 자문기구를 두었다. 도시재생 업무가 1개 부서가 아닌 주거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를 포함한 20개 유관기관과 대학·기업 등을 연계한 산·학·연도 도시재생 사업을 위한 거버넌스에 참여시켰다. 그리고 이 같은 거버넌스 중심에 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인천 도시재생 협치 기반 마련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포럼’에서도 이런 센터의 역할과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포럼에는 신동명 원도심재생조정관을 비롯해 조광휘 시의원, 김천권 인하대 교수 등 각 분야 도시재생 관련 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4일에는 센터가 주관하는 ‘도시재생뉴딜정책과 지방공사의 역할’이란 주제의 포럼에 서울주택도시공사와 경기도시공사 등 수도권 3개 지방공사가 참여했다. 박인서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이 자리에서 “복잡한 도시재생의 문제를 풀기 위해 공동의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원도심과 신도시가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소통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시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재생(뉴딜) 사업을 위해 거버넌스 개념의 협의체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밖에도 센터에서는 도시재생과 관련한 다양한 시민공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천도시재생 지도 만들기’ 공모전에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이 접수되는가 하면, 20건의 주민참여 제안사업이 접수돼 이 중 인천 계양구 ‘집수리학교 운영을 통한 공동체’와 인천 서구 ‘가재울 주민발전소’ 조성 사업이 소규모 재생사업으로 선정돼 예산이 지원됐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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